'비핵화 없다' 김정은 발언에도 기존 美 대북정책 재확인트럼프, 유엔총회 연설서도 북한 언급 안 해…'신중 모드'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가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190630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가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190630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포기를 전제로 한 북·미 대화' 의향을 드러낸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고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23일(현지시각) 밝혔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의 정책이라면서 지금 당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총회 계기로 22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세 장관은 완전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제안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보였던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때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아예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북한 관영매체들에 보도됐다.

    이에 따라 10월31일부터 이틀간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상황에서 두 사람 간의 4번째 대면이 이뤄질지에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미국 측은 김 위원장의 대화 의향 피력이 있었다고 해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옆으로 치워놓지는 않겠다는 취지의 신중한 기류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북·미간 물밑 조율과정을 거쳐 APEC 계기로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두 정상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각각 정식 회담을 했고,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