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일, 관세 발효 앞두고 막판 타결"美 관세 최소치인 10%보다 높아…車 부문 완화조치 불확실"농산물 개방에 "정치적 민감 사항…국정 허니문 망칠 수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3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미 무역협상 타결을 발표하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이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한국이 끌어낸 15% 관세율에 대해 앞서 협상을 체결한 다른 국가 대비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무역 파트너인 한국과의 협정에 따라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한국의 대미 투자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느 정도 기간에 걸쳐 이뤄질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상품에 15%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을 발표했다"면서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가 발효되는 8월1일을 앞두고 가장 마지막에 나온 합의"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한국 협상단과 만난 뒤 "이번 합의에 따라 한국은 미국이 소유·통제하는 프로젝트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며 프로젝트는 대통령인 내가 직접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 제품을 수용해 무역을 완전히 개방할 것"이라고 시장 개방 소식도 전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영국(관세율 10%) △유럽연합(EU, 15%) △일본(15%) △필리핀(19%) △베트남(20%) 등과 무역 협정을 맺었다.

    CNN은 "한국의 새로운 15% 관세는 지난 4월부터 미국이 수십 개 국가 상품에 부과하던 최소 관세율인 10%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받아든 최종 관세율이 기존 25%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최소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CNN은 또 “EU, 일본 상품도 15% 관세를 적용 받지만, 이 협정들에는 자동차 및 의약품 등 특정 산업에 부과되거나 예정됐던 관세에 대한 완화 조치가 포함돼 있다"며 "한국 역시 이 같은 완화 조치를 얻어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품목별 관세 25%를 매겼다. 한국은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를 12.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협상했지만, 최종적으로 15%로 낮추는 데 그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거의 모든 수입 차량에 대해 25%로 설정돼 있었다"며 "이는 주요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에 큰 타격을 주고 있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관세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해온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미국에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협상은 한국의 새 정부에게 특히 민감한 사안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미국에 한국의 소고기와 쌀 시장에 대한 더 큰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양보는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여당 내 분열을 초래해, 집권 초기 '허니문 기간'을 망칠 위험이 있다"며 "수개월간의 정치적 혼란 끝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심리를 끌어올렸고, 주식 시장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