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제권한법 근거…미국에 대한 '특별한 위협' 주장"보우소나루 정치탄압은 심각한 인권 침해"트럼프 친소관계가 배경 지목…보우소나루 옹호
  • ▲ 지난 2020년 3월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열린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지난 2020년 3월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열린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정치탄압 등을 이유로 브라질에 총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 40%의 추가관세를 부과해 총 관세율을 50%로 높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의 국가 안보, 외교 및 경제정책에 대해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되는 브라질 정부의 최근 정책과 관행, 조치들에 대응한 것"이라고 고율 관세 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총 50%의 관세가 언제부터 적용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9일 브라질에 서한을 보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과 무역장벽을 언급하며 50% 관세를 통보했다.

    브라질은 보복관세를 언급하며 반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20여일 만에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50% 관세 부과를 관철했다.

    관세 부과 근거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다. 1977년 제정된 이 법은 안보, 외교, 경제에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이 있는 경우 대통령이 해당 문제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이를 대처하기 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란 선동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두둔해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정권의 탄압이 미국에 대한 특별한 위협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선 것이다.

    또한 백악관은 브라질 정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치적 발언을 검열하거나 미국 기업에 벌금을 부과한 것 등이 미국의 정책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공정한 선거를 촉진하고 인권을 보호하려는 미국의 정책과 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논리대로 라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국가에는 더욱 강력한 관세가 부과돼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의 이면에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웠던 극우 성향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고, 브라질 정부에 모든 수사와 재판 중단을 촉구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해 정권을 넘겨줬다. 이후 지지자들은 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시위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대통령 암살과 쿠데타 시도 관련 혐의로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