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원장 "최악 시나리오, 중국이 반도체 경쟁서 앞서는 것"젠슨 황, 트럼프 만나 美 AI 주도 위해 기술 확산 통한 통제 강조
-
- ▲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AFP=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의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9일(현지시각)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 칩 'H20' 공급 재개를 허용한 것은 중국이 반도체 경쟁에서 앞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 칩을 사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스로 혁신해 칩을 만들게 된다"며 "우리가 원하지 않는 단 한 가지는 그들이 칩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러한 위험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며 이번 수출 허용은 그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강조했다.실제 미국의 AI 칩 수출 통제가 갈수록 강화되자 중국은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화웨이의 최신 모델 어센드 시리즈가 H100 성능을 능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화웨이 칩의 실제 성능이 엔비디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미국의 수출 통제를 계기로 중국의 반도체 역량이 급성장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엔비디아는 2주 전 자사의 H20을 중국에 다시 판매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에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곧 허가받을 것이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발표했다.H20은 엔비디아의 칩 아키텍처인 호퍼 시리즈의 하나로,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다. 2022년 주력 모델이었던 H100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통제 아래 놓이자 중국 수출 목적으로 성능을 낮춘 제품이다.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 측과 90일 관세 휴전 연장을 잠정 합의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기자회견 중 미국의 반도체 대중(對中) 수출 관련 질문을 받은 뒤 "(수출을 허용한) H20 칩은 최고 사양이 절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H20 칩은 AI 모델 학습(트레이닝)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사용자에게 응답을 제공하는 '추론(inference)' 단계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추론은 현재 AI 칩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문제는 H20 칩의 고속 연결성과 메모리 처리능력이다. 연산능력 자체는 제한적이지만, 메모리 및 다른 연산 칩과의 빠른 데이터 전송 성능 덕분에 슈퍼컴퓨터 구축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때문에 4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제재 하나로 H20의 수출마저 제한했다. 당시 엔비디아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그러다 14일 수출제한 3개월 만에 대중 H20 판매를 재허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희토류 자석 협상을 조건으로 판매를 재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5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행사 등 공식 석상에서 "미국의 반도체 통제 정책은 실패한 정책"이라면서 통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 자리에서 "수출 통제가 중국 기술기업들의 AI 하드웨어 개발에 속도를 붙였다"며 "수출을 막을 게 아니라 기술 확산을 통해 경쟁에서 앞서야 한다"고 했다.젠슨 황 CEO는 1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도 미국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중국 수출을 통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