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식량·물·의약품 고갈에 책임 물어이스라엘 대사 초치해 정책 변화 요구 예정
  • ▲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출처=APⓒ뉴시스
    ▲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출처=APⓒ뉴시스
    네덜란드 정부가 가자지구 기아 위기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봉쇄를 지속하는 이스라엘에 깊은 불만을 표하면서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재무부 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고 29일(현지시각) 밝혔다.

    카스파르 벨드캄프 네덜란드 외무부 장관은 28일 네덜란드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이스라엘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부 장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두 장관은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 정보 시스템 전체에서 외교적 기피 인물이 됐다. 비엔나 협약에 따라 비정상적인 외교 활동을 이유로 국내에 있는 다른 나라의 외교관을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할 수 있다. 외교관으로 파견된 인물의 경우, 자국으로 소환되거나 직이 박탈될 수 있다.

    네덜란드 외무부는 "이번 결정은 팔레스타인 주거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의 끊임 없는 침략, 폭력, 불법 정착촌의 확대, 가자지구에 대한 대량 학살과 인종 청소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는데 대한 징계"라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외무부 장관 명의의 서한에는 심각한 식량 부족, 깨끗한 물과 의약품의 고갈, 주거지와 쉼터가 없는 가자지구의 참혹한 상황이 적시돼 있다.

    벨드캄프 외무장관은 "가자 전쟁은 당장 멈춰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의 반인류적 봉쇄의 결과로 가자지구 민간인 전체가 극한의 고통과 생명의 위협을 계속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여전히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해)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벨드캄프 외무장관은 헤이그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곧 초치해 다시 한번 베냐민 네타냐후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네델란드의 딕 스호프 총리도 앞서 28일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즉시 반입시키겠다고 했던 이달 초의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