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심화' 따른 매출 부진-새 CEO 선임 영향에 주가 22%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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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덴마크 코펜하겐 외곽에 있는 노보 노디스크. 240308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가 29일(현지시각) 15.06달러(21.83%) 폭락한 53.94달러로 고꾸라졌다. 사라진 시가총액만 600억유로(약 96조원)에 이른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이를 기반으로 한 다이어트약 위고비를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던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새 CEO 선임과 올해 매출 전망 하향 조정으로 된서리를 맞았다.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올해 전체 매출 성장률 예상치를 5월에 제시했던 13~21%보다 크게 낮은 8~14%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또 연간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 역시 16~24%이던 것을 10~16%로 크게 낮췄다.노보 노디스크는 올 하반기 미국 내 위고비, 오젬픽 매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 같은 예상을 내놨다고 설명했다.앞서 노보 노디스크는 5월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 다시 낮아진 예상도 충족하기 어렵다고 비관했다.노보 노디스크는 내달 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노보 노디스크는 미국에서 복제약 함정에 걸려들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2022년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오젬픽, 노보 노디스크의 최대 경쟁자인 세계 최대 제약사 미국 일라이 릴리의 다이어트약 젭바운드와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등의 공급 부족으로 GLP-1 계열 약물이 품귀 현상을 빚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복제약 생산을 허용했다.GLI-1 합성 성분으로 복제약을 만들어 시장에 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허가는 올해로 만료가 됐지만 노보 노디스크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복제약 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전에 나서기도 했다.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가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면서 "지속해서 합성 성분 약들이 팔리고, 시장 확대가 예상보다 둔화한 와중에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위고비는 일부 해외시장에서 매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비관했다.노보 노디스크는 상반기 매출이 환율 변동을 고려할 때 18%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익은 29% 늘었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새 CEO를 선임했다. 해외영업부문 부사장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다.두스트다르 CEO는 내달 7일부터 라스 프루어가드 예르겐센 후임으로 회사를 이끌게 된다. 예르겐센 전 CEO는 1년간 주가가 50% 넘게 폭락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5월 물러났다.두스트다르 CEO는 오스트리아계 이란인으로, 노보 노디스크의 첫 외국인 CEO다. 그는 외국인이지만, 노보 노디스크에서 평생을 일한 정통 노보맨으로, 미국을 뺀 모든 시장을 다룬 경험이 있다.미국에서 일라이 릴리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시장 탈환을 위해 그를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시장에서는 미국 시장 경험이 없는 CEO를 앉혔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실적 부진 근본 원인이 미국에 있음에도 미국 시장 경험이 없는 인물을 CEO로 세운 것은 지나치게 안일한 접근이 아니냐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