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중남미 순방위한 美 경유 계획에 트럼프 제동중국 반발 감수한 바이든 행정부와 다른 양상미국 내 對中강경파·親대만파 반발 가능성
  • ▲ 라이칭더 대만 총통.ⓒ연합뉴스
    ▲ 라이칭더 대만 총통.ⓒ연합뉴스
    다음 달 중남미 순방에 나설 예정인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미국 뉴욕을 경유하려 했으나,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서 대만 현지 언론은 라이 총통이 8월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등 중남미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뉴욕과 텍사스 댈러스를 경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대만 총통이 중남미 수교국을 방문할 때는 일반적으로 미국을 경유한다. 단순한 환승 경로로 보이지만, 미국이 대만의 최대 외교·군사적 후원국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이동 경로 자체가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는 최근 "자연재해 대응과 통상 문제 등을 고려해 총통의 외국 순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미국 측이 비공식적으로 '경유 불허' 통보를 한 후 내린 입장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무역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의 관계 복원을 염두에 두고 중국 측에 유화적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 결정이 미국 정가 내 대중 강경파와 대만 지지 세력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지나치게 의식해 대만 문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를 허용했고, 이에 따른 대만해협 긴장 고조도 감수했기 때문이다.

    한편, 라이 총통은 지난해 11월 마셜제도, 투발루, 팔라우 등 태평양 도서 수교국들을 순방하며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했다. 당시 중국은 이에 반발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