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오커스, 미국우선주의 부합 여부 재검토"콜비 차관 주도…"핵잠 건조 지연 상황서 지원에 부정적"영국-호주, 오커스 유지 희망 피력…"美와 긴밀한 협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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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로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당시 영국 총리 등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프인트로마 해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30313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호주, 영국과 체결한 삼각 안보동맹 '오커스(AUKUS)'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블룸버그통신, 연합뉴스 등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미국 국방 당국자는 "우린 전임 행정부의 오커스 구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의제와 부합하는지 보장하기 위해 오커스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이 당국자는 "오커스에 대한 행정부의 접근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경우 적절한 때에 공식 채널을 통해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3국이 2021년에 체결한 오커스 안보협정은 광활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역량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이를 위해 미국은 2030년대 초부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최대 5척을 호주에 판매할 계획이다.또 호주와 영국은 미국의 첨단기술을 도입한 재래식 무장 SSN을 공동 개발해 각자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2030년대 후반 영국에, 2040년대 초반 호주에 첫 잠수함을 인도하는 것이 목표다.그러나 미국이 조선업 역량 약화로 자국에 필요한 핵잠수함조차 제때 건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호주에 판매할 여력이 있냐는 우려가 제기됐고, 집단 안보에 부정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협정을 폐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잠수함 생산은 지연과 비용 초과에 시달려 왔으며 일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오커스 프로그램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미국 국방부는 블룸버그에 보낸 성명에서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분명히 밝혔듯이 이 건(오커스 재검토)은 우리 장병들의 태세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보장하고, 동맹들이 집단 안보에서 자기 부분을 완전히 책임지도록 하며 방위산업 기반이 우리의 수요를 충족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재검토 작업은 오커스 협력에 부정적인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이 주도하고 있다. 콜비 차관은 국방부의 동맹 정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재검토는 약 30일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콜비 차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동맹국 전력이 아닌 미군 자체 전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실제 콜비 차관은 지난해 영국의 싱크탱크 행사에서 미국의 핵잠수함은 희소하고 대단히 중요한 상품으로, 미국의 수요를 맞출 만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가장 필요한 때에 왜 이 왕관 보석 같은 자산을 줘버리냐는 게 내 걱정"이라고 말했다. -
- ▲ (좌로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당시 영국 총리 등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프인트로마 해군기지에서 이동하고 있다. 230313 AP/뉴시스. ⓒ뉴시스
트럼프 행정부가 오커스 합의를 수정하거나 폐기할 경우 오커스를 통해 방어 역량을 강화하려고 한 영국과 호주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FT에 "런던(영국)과 캔버라(호주)가 미국의 오커스 재검토와 관련해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영국 정부 대변인은 "영국이 작년에 그랬듯이 이렇게 중요한 협력관계를 (미국) 새 행정부가 재검토하고 싶어 한다는 게 이해할만하다"면서도 오커스의 "효익과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 호주와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우린 오커스 방위협정에 전념하고 있으며 재검토와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말스 장관은 호주 공영 ABC방송에서도 "이번 재검토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 계획(오커스)이 실현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이어 2021년 바이든 당시 대통령이 서명한 오커스 협정을 차기 행정부가 재검토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이런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말스 장관은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어려운 과제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우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또 오커스는 호주·미국·영국 세 나라 모두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대면 회담을 갖고 호주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늘리라는 미국의 요구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호주 정부는 일단 현재 GDP의 2% 수준인 국방비를 2.4%까지 늘리는 기존 국방비 증액계획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양국 정상이 오커스에 대해 논의할지도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