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방산·로봇산업 등 영향권미중 무역협상서 지렛대 활용 '톡톡'
  • ▲ 희토류 금속을 함유한 합금. 출처=타스ⓒ연합뉴스
    ▲ 희토류 금속을 함유한 합금. 출처=타스ⓒ연합뉴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 카드로 협상 우위를 점한 중국이 앞으로도 희토류를 협상 수단으로 휘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일(현지시각)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자동차·방위산업 등 세계 주요 산업군에 타격을 가했다면서 미국 등 각국이 고통을 체감했고 평했다.

    실제로 제너럴모터스(GM)를 필두로 한 일부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희토류를 사용하는 부품 생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까지 고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방산과 로봇산업도 희토류 자석 의존율이 높다.

    F-35 전투기 생산에 필수적인 영구 자석의 경우, 지난해 중국의 수출액이 29억달러(약 4조원)에 이른다.

    테슬라도 '희토류 쇼크'를 피해가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앞서 4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중국발 희토류 자석 이슈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로봇의 팔에 있는 작동기에는 영구 자석이 필요하다.

    1월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을 겨냥해 초고율인 최고 1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희토류 7종 수출 통제에 나섰다.

    지난달 미중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무역 협상에서 양국은 90일간 관세를 115%p(포인트)씩 낮추고 일부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데 합의했으나,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지했다.

    이후 이어진 이달 9~10일 2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완화하는데 주력했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협상 과정은 중국이 희토류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얼마나 신속하게 상대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희토류의 무기화는 비단 미국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국에서 희토류 자석용 합금을 생산하는 호주 광산기업인 ASM의 로위나 스미스 CEO는 "희토류 수출 통제 탓에 전화기에서 불이 났다"며 "미국뿐 아니라 모두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중국은 미국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허가 기간은 6개월로 한정했다. 앞으로 미중 관계 추이에 따라 수출 제한 조치 재개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이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서도 희토류를 무기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10년 중국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국이 중국 이외의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