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소비자물가 2.4% 상승…관세 영향 제한적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확대서비스·에너지 물가 안정, 인플레 둔화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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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시장의 예상과 달리 11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5월 물가 상승률이 우려만큼 높지 않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가 아직 미국 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4월 상승률(2.3%)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서비스 물가의 가격 하락이 인플레 둔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4월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 전망치 2.9%를 소폭 하회한 수치다.물가지수의 최근 변화를 드러내는 전월 대비 상승률을 보면, 대표지수와 근원지수 모두 0.1%로 나타나 전문가 전망(0.2%, 0.3%)을 밑돌았다.관세 정책이 소비자 물가 상승에 미친 영향이 5월까지는 제한적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5월 CPI 발표 내용은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한 신중론을 강조한 연준을 곤란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관세에 의한 물가의 영향을 파악하려면 장기간 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압박 공세를 펼쳤다.5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밑돌자, 연준가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벌써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하루 전인 10일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7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85%로 예상했으나, 11일 81%로 하향했다.앞서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영향이 5월 들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러나 정책 세부 내용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쳐 관세가 제품 가격에 고루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대표적으로 국가별 개별 추가 관세는 4월5일 발표와 동시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간 유예됐고, 이후 5월 들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초고율 관세도 대폭 낮추기로 중국 정부와 합의했다.아울러 서비스 물가의 가격 하락도 인플레 둔화에 기여했다. 블룸버그는 주거비를 제외한 '슈퍼코어 서비스업 지수'가 0.06% 상승에 그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2년 물가 상승률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 지수의 월별 상승률은 0.31~0.96% 수준을 나타냈다.5월 에너지 가격이 크게 내린 것도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 대표적으로 가솔린 가격은 한 달 사이 2.6% 내려가는 등 연간 12% 떨어졌다. 항공료 등 일부 서비스 가격의 경우, 소비 심리 위축과 정부 부문의 수요 감소로 가격을 인하가 나타났다.그러나 경제학계는 아직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경고를 내놨다.CMC 마켓의 요헨 스탄즐 수석 애널리스트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진단했다.CIBC 캐피털 마켓의 경제학자 알리 제프리는 "기업이 관세를 감수하면서 무역전쟁 초기 단계를 관리하려고 노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세를 인상하는 정책 방향이 유지될 경우, 근원 물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1%p(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