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1일생부터 4년간 모든 신생아에 1000달러 계좌 지급만 18세에 인출해 학업·주택·사업자금 활용"부모 소득에 고려 않아 빈부격차 부채질" 비판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신생아에게 1000달러를 지급하는 '트럼프 계좌'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9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트럼프 계좌는 정부가 신생아에게 1000달러가 들어있는 계좌를 지급하고 보호자가 이 돈을 소유·관리하도록 하는 제도다. 계좌에 든 돈은 미국 주가지수를 추종하며,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 추가 납부가 가능하다.

    이 제도는 부유층이 어린 자녀를 위해 운영하는 신탁 계좌에서 착안했다. 저소득층 자녀도 만 18세가 되면 사용할 수 있는 종잣돈을 만들어주자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계좌는 세금 이연 계좌로, 계좌 명의자인 신생아가 18세가 되면 돈을 인출해 학업자금, 주택자금, 사업자금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 밖의 용도로 사용하면 인출 시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이 제도의 대상은 2025년 1월1일생부터 4년 동안 태어난 모든 신생아이며, 부모의 경제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부모 중 최소 1명의 사회보장번호와 취업 허가를 제시하도록 해 이민자 계층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 자녀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다음 세대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생에서 정말 큰 도약이 될 수 있다"고 이 제도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날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마이클 델 델 CEO는 "델 직원들이 낳을 모든 자녀를 위해 정부가 이 계좌에 투자하는 초기 자금을 1대 1로 매칭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5년 전 이와 유사한 신생아 대상 복지 계좌 아이디어를 제시한 경제학자 데릭 해밀턴은 AP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소득층과 부유층에 차별을 두지 않았고, 정부가 기금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18년 동안 인출할 수 없는 자금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고통 받는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당장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