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첫 열차 출발…월 2회 정기 운행코로나19로 중단…세계 최장 직통노선김, 6월 방러설 속 북러 열차 재개 눈길북미정상회담 때 베트남까지 열차 사용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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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5년간 중단됐던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간 직통철도가 17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고 러시아 철도청이 9일(현지시각) 밝혔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 1주년(6월19일)을 맞아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가 전용열차를 타고 모스크바에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실제 2019년 북·미 정상회담 당시 베트남 하노이까지 전용열차를 타고 간 적이 있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철도청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북한 철도당국과 합의로 17일부터 평양과 모스크바를 잇는 국제 직통철도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모스크바~평양 철도는 한 달에 두 번 운행한다. 매월 3일과 17일 평양에서 출발해 각각 11일, 25일에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는 매월 12일과 26일 출발해 매월 20일, 4일 평양에 도착한다.러시아 철도청은 "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직통철도노선"이라며 "두 도시간 거리는 1만㎞ 이상이고, 여행에는 8일이 걸린다"고 설명했다.이 열차는 러시아 △하산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치타 △이르쿠츠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키로프 △코스트로마 등의 도시에 정차한다.외신들에 따르면 모스크바~평양 직통노선은 북한 객차가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에 연결됐다가 다시 다른 열차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운행될 예정이다.19일부터는 평양과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간 직통열차도 월 1회 운행을 시작한다. 평양에서 매월 19일에 출발해 이틀 후인 21일 하바롭스크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하바롭스크에서는 매월 21일 출발해 23일 평양에 도착한다.러시아 철도청은 가까운 시일 내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출발일 최대 60일 전에 열차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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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평양역 주변 거리. 220525 로이터/교도=연합뉴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적 밀착을 넘어 사회 각 분야에서 협력을 도모하는 분위기 속에서 양측간 열차 및 항공 노선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고 있다.북한과 러시아간 철도운행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2월 중단됐다가 이후 화물 운송만 소규모로 재개됐다.그러다가 지난해 6월 양측이 북러조약을 체결한 직후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여객열차가 시범 운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두만강과 블라디보스토크 하산 지역을 오가는 열차의 정기운행이 재개됐다.뿐만 아니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한 정황이 전해지면 양국간 협력은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일각에서는 이번 열차 운행 재개가 김 위원장의 방(訪)러와 맞물린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앞서 지난해 6월19일 체결된 북러조약 1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이 이달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김 위원장은 정상외교 때마다 전용열차를 애용해 왔다. 그는 과거 '참매 1호'로 불렸던 전용기를 갖고 있지만, 이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매우 오래된 기종이다.그가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갈 때 무려 60시간 동안 열차를 타고 간 이유도 비행기의 노후화 문제 때문으로 풀이됐다.그는 같은 해 4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와 2023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할 때도 전용 방탄열차를 탔다.그의 전용열차는 '움직이는 요새'로 불릴 만큼 최고 수준의 무장과 통신장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차체와 창문, 바닥은 두꺼운 철판으로 제작해 폭탄 테러 등에 대비할 수 있게 했다. 또 그의 전용차도 열차에 실을 수 있으며 숙박 및 회의를 위한 객실도 최고급으로 장식됐다.그가 해외일정을 위해 비행기를 이용한 것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중국 측이 제공한 항공기를 탔다.다만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열차를 타고 갈 경우 8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무거운 차체로 인해 속도가 느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때문에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찾는다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기를 보내 주는 '배려'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