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하버드 유학오려는 외국인 비자 발급 제한 … "中·하버드 동시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에서 공부하거나 이 대학의 학자 교류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포고문을 통해 "하버드대에서 진행하는 학업 과정이나 하버드대가 주최하는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 또는 주된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우선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tudent and Exchange Visitor Program, SEVP)'을 통해 하버드대에 다닐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외국인은 6개월간 입국이 중단 및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입국 정지 및 제한의 연장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담은 권고안을 90일안에 제출하도록 했다.

다만 현재 F, M, J비자 중 하나를 갖고 미국에 체류중이면서 하버드에 재학중인 외국인 학생의 경우는 국무부 장관이 비자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F 비자는 미국 대학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하는 학생이 받는 비자이며, M 비자는 직업훈련을 받으려는 사람이 취득하는 비자다. J 비자는 교육·예술·과학 분야 교류를 위한 교환 연구자와 학생 등을 위한 비자다.

또한 국무부 장관, 국토안보부 장관이 볼 때 미국의 국익을 위해 입국한다고 판단되는 외국인의 경우, 이번 입국 정지 및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도입 이유로 중국을 비롯한 외국 국적 학생들의 기술 절취, 허위정보 유포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방수사국(FBI)은 오랫동안 외국의 적들과 경쟁자들이 미국 고등 교육에 쉽게 접근해 기술 정보와 제품을 훔치고, 값비싼 연구개발(R&D) 성과를 자신들의 야망을 위해 착취한다고 경고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을 포함한 우리의 적들은 학생 비자 프로그램을 부적절한 목적으로 악용하고, 미국 엘리트 대학교에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방문 학생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고등교육을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하버드대에도 압력을 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하버드대는 이번 포고문에 대해 "하버드의 수정헌법 1조 권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또 하나의 불법적인 보복 조치"라고 비판하면서 "하버드는 외국 학생들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