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른 협상 기뻐…호혜적 무역 향한 실질적 방법 모색"EU "생산적이고, 건설적 만남…모멘텀 유지 위해 긴밀히 연락"EU, 자율주행 규제 완화-에너지·무기·농산물 수입 확대 등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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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좌)와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이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50604 출처=EU 집행위원장 SNS. ⓒ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수장들이 4일(현지시각) 회동하고, 관세협상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과 회동 뒤 성명을 내고 "지난주 EU는 호혜적 무역 논의를 위한 신뢰할만한 출발점을 미국에 제시했다"며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그리어 대표는 "워싱턴에서 실무급 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오늘 파리에서 열린 회동은 매우 건설적이었으며 EU가 우리와 협력해 호혜적 무역을 향한 실질적 방법을 찾으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몇주간 건설적인 관여가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4월15일 양측간 관세협상이 공식적으로 개시된 이후 미국 측에서 공개적으로 EU와의 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협상 타결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셰프초비치 집행위원도 회동 뒤 엑스(X, 옛 트위터)에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만남"이었다면서 "우린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적었다.이어 "이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긴밀한 연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날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는 미국의 추가 조치가 발효된 당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협상 중인 모든 국가에 '최상의 제안(best offer)'을 제시하라고 통보한 날이기도 하다.협상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완화해 미국 규제 수준에 맞추겠다는 추가 제안을 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미국의 자동차 25%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다.이를 위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2일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장관, BMW·메르세데스 벤츠·폭스바겐 등 독일 주요 자동차기업 CEO와 사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미국은 자동차 제조사가 정부의 안전기준을 스스로 충족한다고 선언하는 일명 '자기 인증(Self-Certification)' 제도를 시행하지만, EU는 관할당국에서 직접 충족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한다.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들은 이런 유럽의 엄격한 규제가 자율주행 기술 활용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집행위의 이런 움직임은 집행위가 미국과 전면 통상전쟁을 피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약 10년 전 EU·미국 무역협정 협상 당시에는 집행위가 자동차 기술표준규정에 대한 양보를 거부해 협상 자체가 결렬됐다고 폴리티코는 해설했다.앞서 집행위는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에 대한 상호 무관세를 비롯해 미국산 에너지, 무기, 일부 농산물 수입 확대 등도 미국에 제안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EU와 협상이 더디다고 불만을 제기하며 이달 1일부터 모든 유럽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 50% 관세를 7월9일로 유예했다.EU는 유예기간 내 상호이익이 되는 협상을 타결하는 데 주력하겠다면서도 '균형 잡힌'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으면 조기에 보복조치를 가동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