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법안에 찬성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 뼈 아팠나백악관 "머스크 발언이 대통령 의견 바꾸진 않아"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APⓒ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APⓒ연합뉴스
    백악관을 떠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공약으로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 법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머스크 CEO는 3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엑스, 옛 트위터) 계정에 감세 법안은 "거대하고, 터무니 없고, 온갖 선심성 지출로 가득 찬 역겨운 흉물(disgusting abomination)"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미 거대한 수준인 '재정 적자'를 2조5000달러(약 3435조원)로 폭증시키고 미국 국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안에 찬성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하원에서 이 감세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토마스 매시(켄터키) 의원은 머스크의 게시물에 동의의 답글을 올렸다.

    문제가 된 이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 및 자녀 세액 공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감세법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이다. 이 법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다.

    지출 조항에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 돔(golden dome)'과 관련한 지출도 포함됐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머스크 CEO의 발언에 대해 그간 누적된 좌절감이 폭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를 자처한 머스크는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백악관 정부효율부(DOGE) 초대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개혁을 총지휘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거듭 거부하자 공개 비판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감세 법안에 담긴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가 머스크의 '아픈 손가락'으로 거론된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CEO인 머스크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24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로비에 투입했으나 이 내용을 법안에서 제외하지 못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에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주어지던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금 공제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국가 항공망에 도입하려는 시도가 실패한 점도 감정의 골을 깊게 한 배경으로 꼽힌다.

    한편, 백악관은 머스크의 비판에도 법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머스크가 이 법안에 어떤 입장인지 이미 알고 있다"며 "그의 발언이 대통령의 의견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하나의 크고 훌륭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