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공무원 임기 종료…'DOGE 정신' 정부 전반에 스며들어"
  • ▲ 작년 11월 스타십 시험비행 발사 지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 작년 11월 스타십 시험비행 발사 지켜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맡아온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공식 물러났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특별공무원으로서의 임기가 끝났다"며 "낭비를 줄일 기회를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DOGE의 정신은 이제 정부 전반에 스며들었으며, 시간이 갈수록 그 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글이 올라온 뒤, AP와 로이터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머스크의 임기 종료 사실을 확인했다.

    머스크의 퇴장은 그가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감세 법안을 공개 비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그는 "재정적자를 키우는 대규모 지출 법안에 실망했다"며 "크거나 아름다울 수는 있어도, 둘 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법안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 명명한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었다.

    DOGE 수장으로 임명된 머스크는 트럼프 재선 후 약 100일간 연방 정부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대선 캠페인에 큰 금액을 후원하며 '재집권 1등 공신'으로 평가받았지만, 그의 정부 역할은 특별공무원이라는 법적 제한 속에 이뤄졌다. 특별공무원은 연간 130일 이상 정부 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

    지난달 테슬라 실적 발표 당시 머스크는 DOGE 임무가 거의 끝났으며, 향후 매주 1~2일 정도만 필요 시 정부 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발표로 사실상 정부 활동은 완전히 종료된 셈이다.

    머스크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DOGE가 모든 일의 '매 맞는 소년(whipping boy)'이 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관련도 없는 일에 DOGE가 비난받고 있으며, 테슬라마저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매 맞는 소년'은 왕자 대신 벌을 받던 아이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현대에는 ‘희생양’의 의미로 쓰인다.

    그는 또 "연방 정부의 관료주의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워싱턴에서의 개혁은 정말 힘든 싸움이었다"고 돌아봤다.

    WP는 머스크가 최근 텍사스 남부 스페이스X 발사기지로 복귀해 본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곧 있을 스타십 발사를 앞두고 "달에 가는 것도 의미 있지만, 진짜 목표는 화성이어야 한다"며 "이는 아폴로 이후의 위대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 밤 이뤄진 스타십 9차 시험비행은 비행 중 자세 제어를 상실해 기체가 대기권 재진입 도중 분해되며 실패로 끝났다. 이로써 스페이스X는 7차(1월), 8차(3월)에 이어 3회 연속 궤도 비행에 실패하는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