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국민의힘,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두고 또다시 계파 전쟁

국민의힘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을 대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며 통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 했으나 단 하루 만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친한계가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반발하면서 발생했다.

친한계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을 언급하면서 "승리를 위한 처절한 노력에 그들은 또 찬물을 끼얹는다"며 반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또 거꾸로 간다. 힘 빠진다"고 했다.

전날 윤 의원과 함께 법률특보로 임명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도 "이렇게 하면 선거를 이길 수 없다"며 "이건 그냥 당내 한동훈 견제 그 이상 이하의 의미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전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이 대거 김문수 캠프에 합류한 건 우리 당이 중도 외연 확장을 통해 승리의 길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중요한 장면"이라면서도 "같은 날 보란 듯이 윤 의원을 임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명태균, 전광훈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 시기에 캠프에 합류하는 게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급기야 일부 친한계는 선대위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책총괄본부 체육정책본부장으로 임명된 진종오 의원은 "백의종군 하겠다"며 "통합으로 이재명이 통치하는 정권만은 막아내야 한다. 그 뜻은 변함없다"고 했다. 그는 "어제 한 전 대표의 노원·도봉·강남 유세는 피 끓는 심정의 진심이 담긴 통합의 메세지였다"고 강조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조경태 의원도 합세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이 시간부로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 의원은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을 다시 임명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선거 포기를 선언한 것과 같다"며 "왜 하필 선거 막바지에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그 의도가 참으로 궁금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처럼 윤 의원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을 고리로 친한계가 파열음을 내면서 당 안팎에선 막판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중앙선대위에 의원 등 친한계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한 전 대표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합동 유세에 나선 것과 동시에 친한계가 캠프에 합류하면서 "늦었지만 통합의 길을 가게 돼서 다행"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