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럽 중 유일하게 ACLE 8강에 진출한 광주FC이정효 감독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 다짐한국 축구 혁신의 아이콘으로 등극, 이정효 감독이 한국 축구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
  • ▲ 한국 축구 혁신의 아이콘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ACLE 8강 알 힐랄과 경기를 통해 또 한 번의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한국 축구 혁신의 아이콘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ACLE 8강 알 힐랄과 경기를 통해 또 한 번의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현재 한국 축구는 '이정효'로 통한다. '이정효 매직'에 열광하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가 신화를 작성하고 있다. 광주는 K리그 클럽 중 유일하게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 출격한다. 

    오는 26일 광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명가 알 힐랄을 상대로 ACLE 8강을 치른다. 8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제다에서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이를 위해 광주 선수단은 지난 21일 제다로 출국했다. 

    광주가 ACLE 8강에 진출한 것 자체가 신화다. 한국의 시도민 구단 중 최초의 성과다. 그리고 올 시즌 K리그1 구단 중 유일하게 8강까지 살아남았다. 많은 돈을 쓰는 기업 구단과 비교해 열악한 재정 속에 이룬 성과라 더욱 큰 가치를 품고 있는 행보다. 

    '이정효 매직'은 ACLE 8강 진출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ACLE 8강은 이 감독이 보여준 매직 중 하나일 뿐이다. 최근 이 감독이 내디딘 발걸음은 한국 축구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이 바람은 돌풍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태풍으로 커질 준비를 하고 있다. 

    선수 시절 스타는 아니었다. 2008년 선수를 은퇴한 후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지도자를 준비했다. 2011년 아주대학교 코치를 시작으로 전남 드래곤즈 코치, 광주 코치, 성남FC 코치, 제주 유나이티드 코치로 내공을 쌓았다. 10년을 넘게 코치로 배움을 터득한 이 감독은 2022년 광주 감독으로 정식 부임했다. 

    그러자 광주 신화가 시작됐다. 광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K리그2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효의 광주는 2023년 K리그1으로 올라섰다. 많은 이들이 광주를 강등 1순위로 바라봤으나 이 감독은 보란 듯이 비웃었다. 광주는 리그 3위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시즌 9위로 조금 미끄러졌지만, 올 시즌 ACLE를 병행하면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성적으로 '이정효 매직'의 전부를 설명할 수 있다. 핵심은 성적 속에 숨어 있는 이 감독의 노력, 열정, 방향성이다. 이를 종합하면 이 감독의 '혁신'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혁신의 과정을 보여줬다. 때문에 이 감독은 한국 축구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시도민 구단의 열악한 재정적 현실 속에서도 이 감독은 남탓을 하지 않았다. 돈이 없다는, 투자가 없다는 핑계를 대지 않았다. 대신 있는 자원으로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공부했다. 선수 개인이 아닌 팀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연구했다. 광주에 스타급 선수는 없다. 하지만 광주라는 '팀'은 분명 스타다.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효율적인 공격 축구는 이 감독이 탄생시킨 전술 혁신이었다. 한 명의 선수에 의존하지 않았다. 아니 의존할 스타급 선수가 없다. 그래서 이 감독은 한 발 더 뛰는 축구를 모든 선수에게 주입했다.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은 그래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상에 등장할 수 있었다.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훈련장, 그라운드에서 따뜻한 지도자는 아니다. 자신의 철학에 반하면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다. 말이 아닌 자신이 몸으로 훈련을 지도한다. 몸으로 하는 지도자는 선수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항상 무서운 건 아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아버지처럼 제자들을 품는다. 심리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다루고, 동기부여를 위한 조언도 쉬지 않는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하는 지도자가 이 감독이다. 

  • ▲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한국 축구 혁신의 아이콘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한국 축구 혁신의 아이콘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 축구 최고의 전략가이자 리더. 그리고 '이정효 매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빠지지 말아야 할 부분이, 그의 '소신'이다. 남들에 휘둘리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소신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눈치를 보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많은 한국 축구인들과 다른 모습이다. 이 모습에서도 혁신이 보인다.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이 일어났을 당시, 모두가 눈치를 보며 침묵했을 때 이 감독은 소신 발언을 했다. 

    그는 "이참에 다 뜯어고쳐야 한다. 월드컵에 나가고, 안 나가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쇄신을 하고 방향성을 명확하게 짚은 뒤 일을 하는 게 맞다. 대충 수습하고 넘어가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진다. 칼을 댔으면 뭐라도 베야 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도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런 소신에 한국 축구 팬들은 다시 한 번 '이정효 매직'에 박수를 보냈다. 기존의 틀을 깨고, 학연, 지연, 회전문 인사를 넘어 진정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해낼 수 있는 적임자로 이 감독을 강렬하게 바라본 것이다.  

    혁신의 이정효다. 그래서 열광하는 것이다.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한국 축구는 추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공정성은 사라졌고, 불신은 높아졌다. 제대로 된 리더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이럴 때 등장한 이정효라는 혁신의 아이콘. 오직 자신의 경쟁력으로만 밑바닥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이 감독이다. 한국 축구가 바라는 영웅의 모습이다. 

    약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지략,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리더십, 그리고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전술까지, 많은 축구 팬들이 홍명보 감독 대신 이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즉 희망이 없는 한국 축구가 혁신으로 무장한 이정효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정효 매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감독은 제다로 떠나면서 "ACLE에서 들러리가 아닌 주연이 돼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