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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선종함에 따라,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사도좌 공석'(Sede Vacante) 상태에 들어갔다. 이는 교황이 선종하거나 사임해 교황직이 비어 있는 시기를 뜻한다. 이 시기부터 가톨릭교회는 전통과 규범에 따라 차기 교황 선출까지 일련의 엄숙한 절차를 밟게 된다.
◇ 궁무처장이 교황 장례 주관 … '어부의 반지' 파기로 임기 종료 상징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교황청 궁무처장이 주도한다. 현재 이 역할을 맡고 있는 케빈 페렐 추기경은 교황의 인장 반지인 '어부의 반지'를 파기하는 업무를 맡는다. 이는 과거 위조 방지를 위한 조치였지만, 지금은 교황 임기의 공식적인 종료를 상징하는 전례가 됐다.
장례를 포함한 애도 기간은 통상 9일간 이어지며, 장례 일정은 전 세계 추기경들이 모여 논의한다. 장례 미사는 통상 4~6일 이내에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소박하고 간소한 장례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교황들이 묻힌 바티칸 지하묘지가 아닌, 로마 시내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묘지에 안장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 마지막 길도 검소하게 … 새로운 장례 지침 적용
이번 교황 장례에서는 전례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에는 세 개의 관(사이프러스관, 아연관, 목관)에 시신을 안치했지만, 새 지침에 따라 아연을 덧댄 하나의 목관만 사용된다.
또한 일반인 조문도 바뀐다. 과거에는 교황의 시신을 관대 위에 비스듬히 누인 상태로 공개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관에 안치된 상태로 조문이 이뤄질 전망이다.
◇ 15~20일 내 '콘클라베' 개최 … 굴뚝 연기로 교황 선출 알려
교황 장례가 마무리되면, 곧이어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 비밀회의, 즉 '콘클라베'가 열린다. 보통 교황 선종일로부터 15~20일 사이에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개최된다.
콘클라베에는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만이 투표에 참여하며, 최종 선출까지 외부와 단절된 채 반복 투표를 진행한다. 교황 선출 여부는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로 알려진다. 검은 연기는 선출 실패, 흰 연기는 새 교황이 선출됐다는 신호다.
◇ "하베무스 파팜" … 새 교황, 베드로의 후계자로 즉위
새 교황이 결정되면 추기경단 단장이 당선자에게 이를 알리고, 교황직 수락 여부와 새 이름을 묻는다. 수락과 동시에 당선자는 2000년을 이어온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 즉위한다.
이후 그는 성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타나며, 고위 추기경이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이라는 선언과 함께 전 세계에 교황 선출을 공식 발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