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 성장' 전망서 0.5%p 하향 조정"韓, 고금리·가계부채 증가로 민간소비 위축"상호관세 반영시 성장 전망 추가 하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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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평택항 컨테이너. ⓒ연합뉴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5%로 낮췄다. 내전으로 경제가 붕괴된 미얀마(1.1%)를 제외하면, 아시아·태평양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ADB는 9일 발표한 '2025년 아시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표한 2.3%에서 두 차례 하향 조정된 결과다. ADB는 지난해 12월 한 차례 2.0%로 내린 데 이어 이번에 다시 0.5%포인트 낮췄다.이번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성장률은 중국(4.7%), 인도(6.7%), 베트남(6.6%), 대만(3.3%), 싱가포르(2.6%) 등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ADB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49개 아시아·태평양 회원국의 성장률을 발표했으며,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미얀마뿐이다.물론 국가별 경제 규모나 기저효과 차이로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한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렸던 한국이 대만(3.3%), 싱가포르(2.6%), 홍콩(2.3%) 등과의 성장률 격차를 벌리고 있는 점은 우려할 대목이다.ADB는 이번 하향 조정의 이유로 소비 둔화를 꼽았다. 높은 금리와 가계부채 증가가 민간소비를 위축시켰고, 미·중 간 수출 경쟁 심화와 교역 불확실성도 한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하반기부터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고,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이 본격화되면서 경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ADB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1.9%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이번 전망은 미국 정부가 이달 2일 발표한 상호관세 조치를 반영하지 않았다. 향후 관세전쟁이 격화할 경우 ADB는 6~7월 보충전망에서 한국의 성장률을 또 다시 낮출 가능성이 있다. 실제 JP모간은 상호관세 영향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0.9%에서 0.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물가상승률 전망도 소폭 조정됐다. ADB는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해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 2.0%에서 1.9%로 낮췄으며, 내년에도 1.9%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한편 아시아·태평양 전체의 올해 성장률은 4.9%로 기존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