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등 강경파가 최상목 탄핵안 발의 주도민주당 의총·최고위서도 만류 있었지만 강행중진-초선 의견 나뉘는 모양새 … 우려 증폭"안정 관리 필요할 때 충격 요법, 여론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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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21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지만 정작 당내 분위기는 싸늘하다. 탄핵안을 주도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강경파가 지지층의 '사기 진작'을 거론한 것과 달리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실익도 없이 벌집을 건드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2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에 최 권한대행의 탄핵 여부를 위임한 것은 그 자리에서 나온 총의를 듣고 지도부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라는 뜻이었다"며 "그 자리에서 많은 의원이 반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이런 결정이 나왔다는 것은 몇몇이 강력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했다.앞서 민주당은 19일 밤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몇몇 중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탄핵 무용론을 주장하며 안정적인 정국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총에서는 최 대행의 탄핵을 진행할지를 당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박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 후 최 권한대행의 탄핵을 공식화했고 21일 국회 의안과에 탄핵안을 제출했다. 헌법재판소가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에 위헌 결정을 내렸음에도 임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최 대행 탄핵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
- ▲ 정동영(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에서는 박 원내대표의 강경 드라이브에 의아함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원내대표가 최 대행 탄핵에 대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당 의원들이 의아함을 표시하는 대목은 최 대행의 탄핵으로 민주당이 어떤 실익을 얻을 수 있냐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 선고가 24일로 정해진 상태다. 법조계는 물론 민주당에서도 한 총리의 복귀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헌재에서 한덕수 탄핵안이 기각되면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는 자연스럽게 한 총리가 수행하게 된다. 최 대행을 탄핵해도 논란만 증폭될 뿐 마 후보자 임명은 요원하다.여당에는 공세 거리만 주는 꼴이 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0번째 탄핵안이 발의되면서 오히려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공세는 이미 시작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과 4범이자 12개 범죄 혐의자 이재명은 이제 국정을 파괴하는 테러리즘의 길로 접어들었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 한덕수 대행이 복귀할 것이 자명함에도 기어이 경제부총리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목적 잃어버린 감정적인 보복"이라고 했다.가장 큰 문제는 '여론'이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코 앞에 두고 벌어진 탄핵 강행이 여론 풍향계를 바꿔 놓을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에서 자칫 1심과 같은 당선 무효형이 나오면 최상목 탄핵 논란과 합쳐지면서 부정적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당내 중진은 물론 비명(비이재명)계에서도 최 대행의 탄핵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중론을 편 가장 큰 이유다.비명계로 불리는 한 재선 의원은 "지금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은 탄핵에 찬성하는 비중이 60%를 넘는다.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며 관망세를 펴야 할 때 이런 충격 요법이 먹히겠느냐"면서 "윤석열 쪽에서도 이미 우리 당의 탄핵안 발의를 근거로 항변을 하고 있는데 왜 거기에 장단을 맞춰 주느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벌집을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될 줄 아느냐"고 말했다.반면 최 대행의 탄핵을 주장하는 그룹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 초선 의원들이 비중을 차지하고 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이미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여론은 지난 1월부터 계속돼 왔다. 최상목 탄핵 찬성파에서는 강력한 여론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사기를 끌어 올릴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친명계 초선인 수도권의 한 의원은 "사실 최 대행의 탄핵 사유는 헌법 위반을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탄핵당해 마땅하지 않느냐"면서 "탄핵 정국에서 중립적인 모습을 보이며 국정을 관리해야 할 사람이 계속해서 여당 편을 들며 정파적인 모습을 보였으니 그에 대한 마땅한 처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