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 찾았지만 시민들 "배신자 나가라" 뭇매공식 행보 재개했지만 지지율 박스권 못 벗어나여권 "배신자 이미지 떨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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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8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토크쇼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전 대표 지지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북콘서트를 통해 정계 복귀를 선언한 지 17일째, 서점가는 뜨겁게 달궜지만 정치권의 파급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청년‧종교계‧원로 정치인을 막론하고 찾아다니는 종횡무진에도 대중의 반응은 시원찮다.조계종 방문 때는 "정치는 내공 생긴 후에 하라"는 혼만 났고, 대구에선 "배신자는 돌아가라"는 시민들로부터 뭇매만 맞았다. 아무래도 당대표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척지며 생긴 '배신자 꼬리표'가 한 전 대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여권 잠룡으로서의 지지율도 5%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해 정치권에선 그의 경쟁력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우파의 심장'인 대구를 방문한 한 전 대표는 쏟아지는 시민들의 지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당일 '개헌, 시대를 바꾸자' 주제 청년 토크쇼가 열린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정문에선 '반한(反韓) 집회'가 열렸다. 경북대 일부 재학생들은 "대통령을 탄핵하고 감옥에 들어가게 한 한동훈은 유례없는 배신자이자 파렴치의 아이콘"이라며 한 전 대표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이들이 정문에서 한 전 대표의 방문을 막아서자 한 전 대표는 뒷문으로 행사장에 진입했다. 이후 관계자들은 행사장 문을 굳게 잠그고 지지자뿐 아니라 취재진의 출입도 막았다.이와 관련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한동훈이 우리 경북대에 온다기에 분위기라도 한번 보려고 갔다가 관리자들의 거친 제지에 밀려서 밖으로 쫓겨나다시피 나왔다"며 "이 엄중한 시기에 한동훈이 처신을 잘해야 한다. 오늘은 조금 실망이었다. 그런데 한동훈 환영 인파보다는 반대 인파가 4배 정도 더 많았다"고 꼬집었다.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의 지지율도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 지난 26일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출간하기 전후를 비교하더라도 변화가 거의 없다.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1%, 홍준표 대구시장 7%, 오세훈 서울시장 6%, 한 전 대표 5% 순으로 조사됐다. 2월 3주차 같은 조사에서도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5%였다.'보수층'(361명)과 '중도층'(322명)에서도 각각 단 9%와 4%만이 한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이는 '한 전 대표가 공개 행보를 시작하기만 하면 지지율이 급등할 것'이라던 친한계 일각의 예상을 완전히 빗겨 난 결과다. 최근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보면 한 전 대표의 고정 지지층이 공고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만약 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 이보다 더 큰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와 관련 한 전 대표가 아무래도 배신자 꼬리표를 극복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여권 내의 중론이다.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비상계엄 당일 이재명 대표와 손을 맞잡은 모습이 매스컴을 통해 그대로 국민에게 전달됐다"며 "그것도 모자라 한 전 대표는 당 의원들에게 '내가 계엄했냐'며 막말을 했다. 스스로 자초한 배신자 이미지를 무슨 수로 극복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타성 하나는 인정한다"며 "그런데 그 스타성도 사실 윤 대통령이 만들어준 것 아니냐"라고 덧붙였다.한 친한계 소속 의원도 "사실 '내가 계엄했냐'는 말을 할 때 속으로 '큰일 났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또 다른 의원도 "당대표로서 잘못한 일은 맞다. 충분히 사죄하고 반성할 일"이라고 말했다.이렇다 보니 당내에선 경선룰에 따라 한 전 대표가 1차 경선 문턱조차 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국민의힘 소속 한 중진 의원은 "한 전 대표가 (경선 통과가) 되겠냐"라며 "한 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63%를 받은 건 옛말이다. 당심이 완전히 돌아선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야 다급하게 윤 대통령을 만나 뵙고 싶다느니 이미지 희석을 위해 노력하는 것 같은데 (당심을 돌리기에는)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21.1%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