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연기상 수상 이혜영 vs 32년 만에 연극 복귀 이영애5월 8일~6월 1일 명동예술극장…5월 7일~6월 8일 LG SIGNATURE홀
  • ▲ 이혜영·이영애의 연극 '헤다 가블러' 첫 리딩 현장.ⓒ국립극단·LG아트센터
    ▲ 이혜영·이영애의 연극 '헤다 가블러' 첫 리딩 현장.ⓒ국립극단·LG아트센터
    '헤다 가블러'로 나란히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이혜영(63)·이영애(54)의 첫 리딩 현장이 공개됐다.

    이혜영은 13년 만에 선보이는 국립극단의 '헤다 가블러'(5월 8일~6월 1일 명동예술극장)에, 이영애는 LG아트센터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하는 '헤다 가블러'(5월 7일~6월 8일 LG SIGNATURE홀)에 각각 출연한다.

    2012년 국내 프로무대에 처음 소개된 '헤다 가블러'는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주인공 '헤다'를 연기한 이혜영에게 제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연기상, 제49회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 수상의 영광을 안겼다.

    국립극단은 지난 10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공연 준비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 박정희, 번역 조태준, 윤색 황정은을 비롯한 주요 창작진과 배우 이혜영·고수희·김명기·김은우·박은호·송인성·윤상화 등이 함께했다.
  • ▲ 연극 '헤다 가블러' 첫 연습 현장에 참석한 박정희 연출.ⓒ국립극단
    ▲ 연극 '헤다 가블러' 첫 연습 현장에 참석한 박정희 연출.ⓒ국립극단
    다시 한번 '헤다'로 분하는 이혜영은 "13년이 지났는데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온 새 신부 역할을 또 맡았다. 이 역할을 맡을 결심이 선 것은 정말로 이 자리에 지금 함께하는 동료들 덕분이다.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상견례 이후 대본 읽기가 이어 진행됐다. 조태준 번역가의 대본에 더해진 황정은 작가의 윤색은 불꽃같은 '헤다'의 삶에 현대의 관객도 낯설지 않은 요소가 더해져 배우와 청중 모두의 몰입을 이끄는 동시대적 공감성을 보여줬다.

    박정희 연출은 "초연 당시와 비교해 지금의 사회와 관객의 감수성이 또 달라졌다. 그때 당시 관객이 환호해 주셨던 작품이 시대성을 놓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 모두가 훌륭한 베테랑이기 때문에 힘을 모아 잘 참여해 주시면 좋은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LG아트센터의 '헤다 가블러'는 이영애의 32년 만에 연극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리딩 현장에는 이영애·김정호·지현준·이승주·백지원·이정미·조어진 등 배우들과 이현정 LG아트센터장·연출가 전인철 등 제작진, 노르웨이 왕실공로훈장을 수훈한 입센 권위자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가 자문으로 자리했다.
  • ▲ 연극 '헤다 가블러' 첫 리딩 현장.ⓒLG아트센터
    ▲ 연극 '헤다 가블러' 첫 리딩 현장.ⓒLG아트센터
    이영애는 "운명처럼 다가온 작품인 것 같다. 32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라 고민을 많이 했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동안 드라마, 영화 등 좋은 작품을 많이 했지만 배우로서 항상 목마름이 있었는데, 50대가 된 지금 여자로서 배우로서 다양한 감정을 쏟아낼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헤다'가 아닌가 싶다.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오직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전인철 연출은 "그간 수많은 대작들을 통해 대단한 연극적 경험을 해왔던 LG아트센터 무대에서 작업을 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헤다 가블러'는 1890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읽을수록 대단히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욕망을 너무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 2025년 동시대의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 보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1891년 독일 뮌헨에서 초연한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대표작이다.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룬다. 작품은 '여성 햄릿'으로 일컬어질 만큼 중요한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이혜영·이영애가 연기하는 '헤다'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입체적 인물이다. 헤다가 그려내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그동안 세계의 많은 무대에서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