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서 아르헨티나 FTA 언급밀레이 대통령에 "훌륭한 지도자" 치켜세워밀레이 "美와 협상 위해 메르코수르 떠날 수도""자유시장경제 전환을 돕고 각종 개혁 지원도 믿어"
  •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약식 회담을 하고 있다. 250222 사진=백악관 X. ⓒ뉴시스
    ▲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 약식 회담을 하고 있다. 250222 사진=백악관 X. ⓒ뉴시스
    전세계와 관세전쟁을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의 밀월관계로 남미공동시장(MERCOSUR, 메르코수르) 회원국인 아르헨티나가 미국과 개별적으로 무역협정 협상에 속도를 낼 경우 남미 무역지형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메르코수르 다른 회원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1000억달러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아르헨티나간 FTA 협상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아르헨티나와의 FTA 체결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 국가들을 향해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파나마와는 파나마운하 통제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고, 멕시코에는 4일부터 캐나다와 함께 25% 추가관세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캐나다, 멕시코와 더불어 미국의 주요 철강 수입국인 브라질은 12일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정책에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를 편애하는 듯한 언사를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 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미국과의 FTA 체결을 내세웠다.

    대통령 취임 때부터 친미 정책을 표방해 온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전후부터는 노골적으로 '미국 편들기'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아르헨티나의 자유시장경제 전환을 돕고 각종 개혁을 지원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트럼프 정부와 밀착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전임인 바이든 정부 때는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으나, 트럼프 정부 때부터 빠르게 태도전환에 나선 것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국가 정상급 중에서 가장 먼저 만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에서 열린 '2025 미국 보수정치행동주의(CPAC)' 행사장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개혁과 양국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대통령은 연방정부 예산 삭감과 공공부문 축소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아르헨티나 미국 대사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밀레이 대통령을 수개월 내에 백악관에 초대하기로 했다.

    두 나라의 FTA 협상이 실제 진전을 보인다면 아르헨티나와 함께 역내 공동시장을 구축한 남미 주변국의 반대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메르코수르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볼리비아도 정회원국에 합류해 최종 가입절차를 밟고 있다고 메르코수르 사무국은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브라질 매체 G1에 따르면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은 역외 다른 국가와의 무역협정 체결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일례로 우루과이의 경우 중국과의 FTA를 타진하려다 브라질을 비롯한 회원국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대로 지난해 12월에는 1999년부터 이어진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을 메르코수르 정회원국 전체 동의로 마무리하고 거대 경제 단일시장 출범에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밀레이 대통령은 메르코수르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미국과의 FTA 협상에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당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FTA에 브레이크를 건다면 (아르헨티나가) 메르코수르를 떠날 수 있다"며 "메르코수르 내부엔 (개별 협상을 위한) 메커니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