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명절 … 與 상승 요인에시민들 "계엄 반대 … 민주당 점령군 행태는 반감""李 비호감, 부도덕성 때문 … 강압적으로 느껴져"
  •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후 국무총리까지 탄핵한 장면이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 이유라고 생각한다. 과반수를 차지한 민주당이 폭주하는 모습이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만난 민모(26) 씨는 뉴데일리에 국민의힘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역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황금연휴'를 보내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민 씨는 '여당의 지지율 상승 요인이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속도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민주당도 이 대표 보호에 힘을 쓰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 등 각종 단체에서도 민주당의 25만 원 지원금을 두고 우려하는데 말도 안 되는 법을 추진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맞이한 명절 속 시민들은 "비상계엄에는 반대하지만 그 후 민주당이 보인 모습을 보고는 지지하기 어려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부족과 점령군과 같은 행태가 여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회사원 한모 씨는 "윤 대통령이 탄핵당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어제 탄핵 심판 뉴스도 (윤 대통령이) 계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이재명 대표가 좋지도 않다. 민주당도 벌써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게 비호감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여야 모두 잘한 것 없는데 한가로이 이곳에서 인사하는 게 맞나"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후 정당 지지율이 떨어졌으나 최근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과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8%, 민주당은 40%를 기록했다.(응답률 16.4%,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한국갤럽이 지난 12월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율 조사(응답률 12%,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 27%, 민주당은 37%를 기록했다. 한 달간 국민의힘은 10%포인트가량 반등한 양상을 보인 것이다.
  • ▲ 민주노총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있다. ⓒ배정현 기자
    ▲ 민주노총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있다. ⓒ배정현 기자
    여론조사 추이에서 드러나듯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여권 지지율 상승 원인을 대체로 이 대표의 부도덕성과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거론했다.

    경기도에 사는 김모 씨는 "국민이 이재명을 싫어하는 이유가 정책 때문인가. 비도덕이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 재판 일정에 맞춰 민주당이 모든 일을 조급하게 처리하는 게 강압적으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오전 10시쯤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국민의힘은 설, 추석 등 명절마다 보수 정당 지지층이 밀집한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로 향하는 경부선 출발지인 서울역에서 귀성객을 맞았다.

    여권 지도부가 들어서자 서울역 안은 국민의힘을 성토하는 목소리와 윤 대통령 석방을 외치는 시민들이 맞물리며 소란이 일었다. 한 시민은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당신들 때문에 설 명절이 불편하다"고 항의하던 중 경찰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몇몇 시민은 귀성 인사를 하는 당 지도부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한 시민은 "윤석열 대통령 혼자 싸우는데 민주당보다 나쁜 놈들"이라며 지도부를 향해 고성을 질렀다. 비슷한 시간 민주노총은 서울역 밖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등이 적힌 피켓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후 서울역 쪽방촌 '온기창고'와 '동행식당'을 방문했다. 온기창고는 쪽방촌 주민들이 먹거리·생필품을 직접 골라 가져 가는 푸드마켓이다. 동행식당은 쪽방촌 주민들이 하루 한 끼 원하는 메뉴를 골라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한국갤럽의 이번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