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집회' 지방에서 온 시민들 집중 인터뷰尹 2차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첫 주말, 약 3만명 운집대구시민 "평일엔 못 오기 때문에 1박2일 밤샘 집회"창원시민 "野 릴레이 탄핵, 대통령 국정 수행 마비"대전시민 "딸과 함께 광화문→한남동으로 넘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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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주말인 11일 저녁 집회 참여자들이 은박 담요를 두르고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부정선거 멈춰라)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정혜영 기자
혹한도 주말 집회 열기를 막지 못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첫 주말인 지난 11일. 탄핵 반대 집회에 오후 4시30분 기준 3만2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관저 인근 국제루터교회 앞 거리는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특히 집회 참여자 중엔 지방에서 달려온 시민들도 많았다. -
- ▲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초교 앞에서 2030 청년들이 핫팩 나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정혜영 기자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온 이창현 씨(39)는 "민주당이 상대방을 죽이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며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탄핵도 그렇게 많이 한 줄 몰랐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7회나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고 했다.실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사태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위원에 대한 '줄탄핵'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발의한 대통령 및 고위공직자 탄핵소추 횟수는 7회다.윤 대통령 2회를 포함해 ▲한덕수 국무총리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1회씩이다. 김용현 전 장관과 이상민 전 장관은 표결 전 사퇴해 탄핵소추안이 폐기됐다.대구광역시에서 온 오수진 씨(28)는 "매주 토요일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온다"며 "평일엔 회사에 가야 해서 못 오기 때문에 토요일이 되면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4시간30분을 달려와 이곳에서 1박2일간 밤샘 집회를 한다"고 설명했다.오씨는 춥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지난 주말엔 눈이 와서 춥고 힘들었지만 오늘 날씨는 추운 것도 아니"라며 웃어 보였다. 저녁 8시가 넘어가자 서울 지역 날씨는 영하 8도를 밑돌고 있었다. -
- ▲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약 200m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 거리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정혜영 기자
한남초교 앞에서 은박담요를 두르고 있던 장현주 씨(52)도 만날 수 있었다. 장씨는 고등학생인 딸과 함께 돗자리에 앉아 한 손에 핫팩을 쥔 채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었다.대전광역시에서 온 이 모녀는 주말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씨는 "광화문에서 2시쯤 여기로 넘어왔다"며 "한 달 전부터 집회에 매주 왔는데 처음엔 나이 드신 분들만 있었지만 젊은이들도 점점 많아져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장씨는 "특히 주말 밤에는 청년들이 많이 와서 노래도 부르고 연단에도 많이 오른다"며 "핫팩 나눔 자원 봉사뿐 아니라 어묵·츄러스 등 간식트럭을 운영하며 함께 힘을 보태줘 고맙다"고 했다. -
- ▲ 11일 저녁 9시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8도를 밑돌자 난방버스 안은 추위에 얼어 있던 몸을 녹이기 위한 시민들로 가득차 있다. ⓒ정혜영 기자
저녁 9시가 되자 난방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난방버스 안에서 만난 박병재 씨(59)는 경기도 시흥시에서 왔다고 말했다. 자신을 특전사 출신이라고 밝힌 박씨는 "특전사령관은 대통령의 최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이라며 "가장 마지막까지 버티고 싸워야 할 특전사령관이 대통령을 배신하는 모습에 실망스러워 여기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박씨는 이어 "자유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기본"이라며 "좌파와 우파가 모두 자유 민주주의 안에서 건전한 비판과 상호 견제 속에 상생하고 소통하고 협치하는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집행을 준비하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자리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