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갤럽 여론 조사서 與와 오차범위 내 접전이재명 지지율도 하락 … 기조 전환 목소리 솔솔탄핵·고발·특검·윽박에 피로감 + 우파 결집 민주 자체 조사서도 인지 … 최상목 탄핵 보류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애써 외면해 온 보수 결집 여론조사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안팎까지 치솟았다는 여론조사를 친여 성향 업체의 조사라며 고발하겠다던 민주당이 공신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보수가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는 여론조사가 계속 쏟아지고 있고 우리 당 지지율과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도 하락세"라며 "당 전체적으로 전략을 다시 한번 검토하고 조금 더 민생 친화적인 모습과 추경(추가경정예산)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갤럽은 이날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내놨다. 민주당이 36%, 국민의힘이 3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보면 여당은 10%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12%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5%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그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에 진입했다는 조사 등을 '왜곡'이라며 업체를 고발하겠다고 해왔다. 친여 성향의 업체가 ARS 조사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질문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이후 취재진을 만나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는 시도가 많다"며 "한국여론평판연구소의 편향적 여론조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추진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갤럽 조사는 ARS가 아닌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치권에서도 공신력을 높게 평가한다. 

    민주당 내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강경 일변도의 공세를 편 것이 여론의 역풍을 맞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탄핵했고 대대행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고발했다.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주당이 정부·여당 관계자를 고발한 건수가 74건에 달한다.

    쌍특검법으로 불리는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지난 8일 본회의 재표결에서 두 특검법이 부결되자 즉각 재발의에 나섰다. 제22대 국회 출범 이후 특검법 발의 → 대통령 거부권 → 재표결 실패라는 공식이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고 있어 피로감이 큰 상태다. 

    게다가 윤 대통령 체포를 두고 민주당의 훈수가 지나치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이 마치 수사기관을 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수사기관이 민주당의 발언에 호응하는 모습은 강성 지지층에게는 환호를 받지만 중도층에게는 야당이 폭주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우리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이미 이런 점을 감지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최상목 대행 탄핵 등은 자제해오고 있던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 체포와 관련해서도 우리 당이 너무 다그치는 듯한 모습보다는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민주당이 갤럽도 고발하라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본인들 마음에 안 드는 여론조사는 고발하겠다고 겁박하던 민주당이 한국갤럽은 고발 안 하느냐"면서 "민주당이 조금만 더 부드러워져도 다양한 현안들이 풀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6.3%로 나타났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