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6년 임기 마친 김 대법관 퇴임식 진행퇴임사서 헌법정신 강조 … "법원은 기본권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후임 대법관은 마용주 후보자 …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 ▲ 김상환 대법관이 2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울먹이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김상환 대법관이 2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울먹이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환 대법관이 6년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대법원은 27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김 대법관 퇴임식을 진행했다. 김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헌법정신과 사법부 역할에 관한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김 대법관은 법원의 헌법 수호 역할을 강조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의 헌법이 탄생하기까지 국민들의 눈물겨운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며 "헌법의 기본권 규정 하나하나에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사자들이 누려야 할 기본권을 보다 철저하게 보장하는 것이 곧 좋은 재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며 법원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기능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 대법관은 재판 경험을 털어놓으며 법관이 소외된 이웃들의 호소에 공감하고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법정에서 갈등의 파고에 힘겨워하면서도 억울함, 애증과 애환의 감정을 가슴속 깊이 묻어둔 우리의 이웃들을, 소외와 배제가 아닌 공감과 공존을 절박하게 호소하는 사람들을 만났다"며 "법관이 참으로 성심을 다하여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하였더라도 그것이 당사자가 온전히 경험하고 기억하는 진실과 동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대법관은 엄격한 영장 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하여 마련된 헌법의 영장제도와 그 제도를 운영하는 법원의 역할이 배제될 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된 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민의 곁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든든하게 지켜야 할 임무가 바로 우리 법원에 부여되어 있음을 새삼 선명하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법관은 좋은 재판에 대해 언급하며 "평등한 지위에서 마음속 깊이 묻어 둔 그 어떠한 주장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재판에 이르는 절차와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누려야 할 기본권을 보다 철저하게 보장하는 것이 곧 좋은 재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주변인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법에 대한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제 자신의 역량만으로는 감히 감당하기 어려웠던 법관의 길에 함께 해주셨던 분들이다"라며 "대법원에서 동료 대법관님들과 함께 고민하여 내린 판단이 그것을 읽고 평가할 누군가의 내면에 닿아 더 큰 영감과 생명력을 얻어가기를, 그리하여 정의의 법이 평등하게 세상에 비추어 우리 사회가 더 평화롭고 아름답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는 데에 작은 기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김 대법관은 1966년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4년 법관으로 임용됐다. 부산지방법원을 시작으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민사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12월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2021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3년 가까이 법원행정처장도 겸임했다.

    김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마용주 후보자가 지명됐다. 마 후보자는 지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대법관은 임명 동의안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법원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