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 '탈주' 등 배리어프리 버전 영화 전국 상영AR글라스·이어폰 이용, 음성‧자막해설 시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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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장애인들의 문화접근권 향상을 위해 기획된 이 사업은 올해 초부터 약 10개월 간 준비 과정을 거쳐 이번에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무장애용 AR글라스, 스마트 폰 등 시청각장애인용 동시관람 장비를 이용한 시범 상영회는 이달 13일 창원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서울 ▲천안 ▲수원 등 7개 지역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12월 11일까지 총 21회 상영이 진행된다.
이번 상영회는 청각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청설'과 높은 작품성으로 호평받은 '탈주', '소풍' 등 세 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장애인·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시청자미디어재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무료로 관람 신청을 할 수 있다.
세 편의 영화는 폐쇄형 음성해설 및 자막해설이 지원되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로 상영되며, 현장에서 제공되는 웨어러블 기기(AR글라스)를 이용하면 음성해설과 자막해설을 듣고 볼 수 있다. 또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AR글라스를 착용하면 영화 '청설' 속 인물들의 수어 장면을 기기를 통해 자막으로 감상할 수 있다.
평소 만나기 힘든 새로운 영화 관람의 세계를 보여준 CGV창원더시티에서의 첫 시범 상영회(13일)는 2회차 상영 모두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상영회에 참석한 명곡여자중학교 2학년 학생은 "이번 상영회로 장애인들이 영화를 관람하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두 기관은 복권기금 지원으로 총 사업비 31억여원 규모의 '장애인을 위한 영화관 동시관람 장비 지원 사업'을 올해 초부터 추진했다. 이번 사업은 AR글라스, 스마트 폰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시·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사업으로 구비되는 8종 5000여 개의 장비는 전국 12개 시청자미디어센터 및 장애인 단체를 통해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일부 영화관에도 무인대여함 등을 활용해 공급한다.
방송과 영화라는 대표적인 콘텐츠를 다루는 두 공공기관이 만나 누적된 경험을 공유하고, 장애인들의 문화접근권 확대를 위한 공동 노력을 경주함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부처 협력 사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두 기관은 오는 2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동시관람 시범 상영관 오픈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시범 상영관 오픈식에는 장애인 약 100명과 함께 국내 거주 외국인 약 200명을 초대한다. AR글라스를 통해 영화 '청설'을 4개 국어 자막으로 제공해, 한국 영화 개봉작 관람이 어려웠던 장애인과 외국인에게 장애의 장벽뿐만 아니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영화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디지털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 격차를 디지털 기술로 극복하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재단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문화 접근성 향상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