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낮 12시, 향년 87세로 세상 떠나기자로 입사, 대표로 퇴임 ‥ 평생 '조선일보맨'조선일보 성장 주역 ‥ '국민 각성' 캠페인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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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아오며 국민 계몽과 나라의 성장·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안병훈(安秉勳) 기파랑 사장이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 ▲ 안병훈 기파랑 사장이 31일 낮 12시,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뉴데일리
유족에 따르면 안 사장은 31일 낮 12시께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으로 정해졌다.
1938년 11월 23일 황해도 봉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이후 월남해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61년 해병사관후보생 30기로 해병학교에 입교해 1965년 중위로 전역한 고인은 그해 6월 1일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3대에 걸쳐 4명의 기자를 배출한 '언론인 가족'에서 자란 고인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장래 희망란에 '신문기자'를 적을 정도로 기자를 천직으로 알았다고.
목표한 대로 기자가 된 고인은 조선일보에서 정치부장·사회부장·편집국장·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승승가도를 달렸다.
견습기자로 들어가 대표이사로 퇴임할 때까지 38년 7개월간 조선일보에 몸담은 고인은 자신이 갖고 있던 모든 정열과 에너지를 조선일보와 한국 언론 발전을 위해 쏟아 부었다. 재직 당시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아 달라"거나 문화공보부 장관으로 입각해 달라는 권유를 들었지만 모두 거절하고 언론인 외길을 걸었다.
2017년 발간한 회고록 '그래도 나는 또 꿈을 꾼다'에서 고인은 "(평기자에서 간부가 되면서) 글쓰기와 멀어져 서운한 때가 있었으나, 이에 개의치 않고 미친 듯이 일을 했다"며 "내가 입사할 무렵, 조선일보는 '4등 신문'이란 소리를 들었지만 조선일보는 내가 재직하는 동안 당당히 '1등 신문'이 됐다"고 술회했다.
사회부·정치부 기자 시절 '특종 기자'로 유명했던 고인은 '88 올림픽' 당시 편집국장으로서 '벤 존슨 약물 복용' 특종 기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8면·16면이던 조선일보 발행 면수를 32면까지 증면·확장해 언론계를 놀래킨 고인은 편집인·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쓰레기를 줄입시다' '샛강을 살립시다' '산업화는 늦었어도 정보화는 앞서가자' 등의 환경·정보화 캠페인을 전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고인이 주도한 캠페인 시리즈는 전 국민의 의식 수준과 문화를 이른바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995년 고인이 편집인 시절, 해방 50주년 기념 행사로 기획한 '이승만과 나라 세우기' 전시회는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이었던 인보길 뉴데일리미디어그룹 회장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
4·19 세대로 이승만 규탄 시위에도 가담했던 인 회장은 고인이 주도한 전시회에서 각종 독립운동 사료들을 접한 뒤 큰 깨달음을 얻고 '이승만 전도사'로 변신했다.
조선일보에서 정년퇴임한 고인은 2010년부터 '서재필기념회' 이사장을 맡으면서 매년 '올해의 민족 언론인'을 선정해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 동판(銅版)을 헌정하는 사업을 벌였다.
2005년 4월에는 도서출판 '기파랑'을 설립했다. 출판 시장의 좌경화가 곧 우리 사회의 좌경화로까지 이어졌다고 판단해 퇴직금을 털어 출판사를 세운 고인은 건국대통령 이승만, 산업화의 국부(國父) 박정희의 생애와 업적을 제대로 알리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는 일에 주력했다.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재인식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배회하는 마르크스의 유령들 △사진과 함께 읽는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정희의 결정적 순간들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박정희 △보수와 진보들도 몰랐던 건국대통령의 삶과 죽음 △모든 사회의 기초는 보수다 등,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보수적 가치에 기반한 다양한 양서(良書)들이 기파랑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인보길 뉴데일리미디어그룹 회장이 집필한 '이승만 현대사 위대한 3년 1952~1954'를 펴낸 곳도 바로 기파랑이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 관악언론인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엔 국가와 사회를 위해 공헌한 점이 인정돼 '협성사회공헌상'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