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의대 증원 유예안, 원내사령탑 패싱했나추경호 "사전에 심도 있게 상의한 적 없다"대통령실 공식 거절했지만 … 韓 "민심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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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우측)와 추경호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 장기화 양상에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유예안 제시로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원내사령탑인 추경호 원내대표와 미묘한 간극이 감지되면서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추 원내대표는 28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의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에 대해 "사전에 심도 있게 상의를 한 적은 없다"며 "아마 한 대표가 의료단체,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이어 "의료개혁은 윤석열 정부의 중요 과제로, 지역 격차가 심하고 의료 서비스에 문제가 많다"며 "의대 정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국민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의료개혁이 한치도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정부의 추진 방침에 적극 공감하고 당도 한 팀"이라고 덧붙였다.추 원내대표의 발언을 종합하면 한 대표는 유예안에 대해 당 원내대표에게 별도 공유나 논의 없이 대통령실에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추 원내대표가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 개입하려는 한 대표와 달리 정부의 기조에 힘을 실으며 신중론을 내비친 만큼 한 대표의 유예안이 실질적 돌파구가 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추 원내대표는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하면서 필수 의료 또는 전공의, 의료 현장의 수가 체계 개선 등을 위한 많은 합의 진전이 있는 걸로 안다"며 "증원과 관련해서는 아직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도 계속 의료계와 대화 중이고 이에 대한 접점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제가 당대표로부터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며 "그 뒤에 상황을 파악한 뒤에 생각하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전했다.대통령실은 이미 한 대표의 절충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 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일관된다. 변함없다"며 "한 대표의 의견과는 전혀 무관하게 항상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했다.하지만 한 대표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나 머리를 맞댔다.한 대표는 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사실상 자신의 절충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도 했다.당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유예안을 계기로 당정 갈등을 넘어 당내 불만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의 진심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방식에 있어 조금 거칠거나 서투르다는 느낌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당대표는 직함 그대로 당을 대표하는 자리다. 당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전달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생략됐으니 불만과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