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권익위 간부 사망 사건에 '외압 의혹' 제기 … 與 "악성 민원 때문" 반박

여야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고위 간부 사망 사건' 원인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익위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을 무혐의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해당 간부가 윗선의 개입을 받았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고, 국민의힘은 해당 사건이 야권의 '악성 저민원'으로 인해 벌어졌다고 반박했다.

정무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유철환 권익위원장 등을 불러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권익위 고위 간부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종결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것 아니냐며 유 위원장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심리적 압박, 스트레스의 원인이 김건희 명품 가방 종결 때문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의하자, 유 위원장은 "향후 조사에 따라서 결론이 나오겠지만, 과도한 업무가 있었고 업무상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저희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민 의원은 "그 업무상 스트레스가 무엇 때문에 받았느냐"며 "업무가 과중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가. 자신의 소신과 위배되는 결정을 해야 됐기에 심리적으로 힘들다고 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유 위원장은 "그 점에 대해선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또 "본인이 남긴 자료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힘들다, 내 생각과 달랐지만 반대할 수 없었다'고 했는데 외압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나온 것 아닌가"라며 권익위 차원에서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냐고 물었다. 유 위원장은 숨진 간부의 유족이 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개인 간 대화 내용에 대해서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간부의 사망 원인이 야권의 무리한 청문회 강행과 탄핵소추안 발의 등 '악성 민원'에 있다며 고인이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갑질과 협박은 물론이고 보복성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며 "상식을 벗어난 악성 민원으로 중압감이 과도해지면서 공무원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것 같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탄핵과 청문회를 열어서 폭언과 막말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무원에 대한 악성 민원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 않나"라고 물었고, 유 위원장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야당이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연이어 탄핵안을 발의하고, 고위공직자에 대한 무리한 자료 요구가 80건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지휘권을 어떻게 폭력이라고 말하냐"고 항의하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 소란이 일었다.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권익위 고위 간부 사망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전체회의 주재를 이유로 불참했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 간부의 직속상관이자 김 여사 명품 가방 사건 조사의 종결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정 부위원장이 오후에 참석해 현안 질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권익위원장은 오후에 직무대리를 바꿀 수 있는지 간사와 의논해서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