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향한 '제3자추천특검법' 압박 수위 높여"특검법 발의 연기, 국민과의 약속 어기는 것"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성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성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이 연기된 가운데, 민주당에서 한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회담 무산론'에 대한 의견이 나오면서 책임론을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3자 특검 추천은 공약이었나 공수표였나"라며 "전례 없는 생중계를 걸어서 자기가 한 약속을 피해 보려는 꼼수는 쩨쩨하고 부정직한 구정치의 전형"이라고 한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대표회담은 국민이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이지, 한 대표의 곤궁한 당내 입지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다"라며 "말로만 윤석열 아바타가 아니라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후쿠시마 처리수'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원전 처리수라는 일본식 용어까지 쓰면서 편 들기에 나섰다"며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 나서다니, 명색이 한국 여당 대표로서 창피하지도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위원회의를 마치 뒤 한민수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해병순직특검법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나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특검법 발의를 미루는 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 대표는 취임한 지 한 달이 됐는데 보여준 성과도, 존재감도 없다"며 "그렇다 보니 보여주기식으로 대표회담을 생중계하자고 하는데 마치 정치 초년생의 모습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해병순직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나갔다.

    강 대변인은 "범인이 누구인지 선명해진 상황에서 갖은 핑계를 대며 특검법 발의를 미룬다면 한동훈 대표 역시 잠정적 연루자로 여겨질 게 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세간의 의심을 벗기 위해서라도 제3자 특검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 한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는 데에는 대표회담 연기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표 회담이 잠정 연기된 상황에서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미루지 말고 민생을 추구하는 회담을 갖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수료식에 참석해 "여야 대표회담이 11년 만이라고 하던데 추진해서 정치를 복원해 보려고 한다"며 "이재명 대표께서 회담을 생산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도 곧 쾌유하지 않겠나. 미루지 말고 국민을 위해 필요한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을 추구하면 회담을 가지면 좋겠다"며 "저는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