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성(정체성) … 어디에 누구에 있느냐[항일] … 김일성·김정일 《김씨조선》의 선전 프레임[근대화] … 이승만·박정희 《대한민국》 건국의 성과누가, 어디가 옳은가
  • ▲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는 끼리끼리.
박찬대(가운데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뉴시스
    ▲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는 끼리끼리. 박찬대(가운데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뉴시스
    [편집자 주]
    주동식 전 <제3의길> 편집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그대로 전재한다.
    그는 오래동안 운동권 활동을 해오다, 노무현 문재인 저격수로 노선을 수정했다.
    기존 정서와는 다른 시각에서 호남문제를 파악해야 한다는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운동권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펜앤드마이크>에 쓰고 있다.
    본문만 필자의 글이다. 주제목, 부제목, 소제목, 본문내 활자 강조 등은 모두 <뉴데일리>가 달고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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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성 갈등

    1. 지금 한국의 갈등을 낳는 가장 근원적인 지점은 바로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에 대한 이견이다. 
    다른 지엽적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라면 해결도 쉽고 최소한 봉합으로라도 대처할 수 있을 텐데,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이라면 해결이나 봉합이 어렵다.

    2.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 정상적인 방식 자체가 정체성에 대한 규정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갈등이 내전 상황을 연상시킬 정도로 심화·격화되는 이유도 그것이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이기 때문이다.

    3. 정체성에 대한 이견은 결국 좌우 이념 대립의 문제일 수밖에 없지만, 
    어느 사회에나 근원적인 좌우 대립은 그 사회의 특수성과 역사적 맥락을 반영하는 구체성으로 표현된다. 
    그 구체성을 파악하는 데에서 정치적 해결의 출발점이 세팅된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좌우 대립은 어떤 구체성을 갖게 될까?

    ■ 항일 vs 근대화

    4. 그건 항일이냐, 근대화냐 하는 문제라고 본다. 
    즉 한국 역사의 정통성(정체성의 다른 측면에서의 표현)을 항일에서 찾을 것이냐, 근대화에서 찾을 것이냐의 대립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정체성 대립이 너무 일방적으로 좌파 우세, 우파 열세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항일이 한국의 정체성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5. 열세인 것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문제는 우파 진영 내부에서조차 항일에 대응하는 자기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건국절논란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광복절 행사 참석을 거부한 명분의 하나로《건국절》 제정 시도를 꼽고 있는데,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은 여기 대해서 한마디 반박도 못하고 '
    《건국절》을 제정하려고 하지 않았고, 그럴 의사도 없다'는 식으로 꽁무니만 빼고 있다.

    6. 《건국절》은 제정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그냥 사회적 선택일 뿐이다. 
    하지만 《건국절》이라는 용어 자체가 이렇게 죄악시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아마 대한민국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이건 다른 데 원인이 있지 않다. 
    한마디로  
    ★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감
    ★ 대한민국의 정당성과 정통성에 대한 거부 에서 
    기인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 1948년 8월 15일이 아니라면 언제인가

    7. 지금 《건국절》 논란은 1948년 8월 15일 건국이 맞느냐의 문제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논란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1948년 8월 15일이 문제가 아니라, 
    ★ 대한민국의 건국 자체를 부정하는 정치적 의도 가 개입되어 있다.

    8.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된 게 아니라면 언제로 기점을 잡으면 되나? 
    상해임시정부가 출범한 1919년 4월 11일을 건국절로 삼으면 되나? 
    하지만, 1948년 8월 15일 건국절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상해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삼자고 하지도 않는다. 
    1919년 3월 1일은 어떤가? 
    헌법 전문에 떡하니 올라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의 출발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니, 
    이 날을 《건국절》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3.1절을 《건국절》로 삼자는 얘기도 별로 들리지 않는다.

    ■ 건국절이 싫다는 건 [대한민국] 부정의 뜻

    9. 결국 날짜가 문제가 아니라 《건국절》이라는 명칭이 싫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건국절》이 싫다는 건 결국 
    ★ 대한민국이 싫다 는 심리와 명분의 표현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10. 원래의 논점으로 돌아가 보자. 
    한국 역사의 정통성은 항일에 있을까, 근대화에 있을까? 
    항일은 북한이 내세우는 정통성이다. 
    그리고 북한은 그 가치를 중국과 공유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모두 항일을 자신들의 집권의 정당성의 근거로 내세운다. 
    우리나라 우파는 여기에 대해서 아무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친일이 아니에요]라는 변명에 급급하다.

    ■ 우리의 정통성은 [근대화]에서 찾아야

    11. 항일이라는 가치는 퇴행적이고 시대착오적이다. 
    1945년 8월 15일에 이미 정리된 역사적 단계를 여전히 질질 끌어오고 어거지로 현실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불구대천의 관계로 갈 것인가? 
    북한과 중국이 좋아하는 선택일 뿐이다. 
    항일은 결코 역사적 정통성을 대변할 수 없다. 
    한반도 역사의 정통성은 [근대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근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까지 관통하는 역사적 진행의 보편적 가치를 상징한다.

    12. 대한민국은 근대화의 성패를 둘러싸고 북한과 경쟁하고 있다. 
    어떤 근대화 모델이 옳았는가를 둘러싼 검증 투쟁이다. 
    북한은 그 검증에서 처절하게 패배했다. 
    그 실패를 호도하고 위장하는 보호막이 [항일]이다. 
    대한민국은 한반도 근대화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그래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실패하면 2세기에 걸친 한반도 근대화의 피땀 어린 역사는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건국절》 반드시 제정해야
    ■《건국절》 부정은 [역사의 반동]

    13. 앞에서 건국절은 제정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고 했지만, 실은 결론으로 가기 위해 설정한 가설이었다. 
    [건국절]은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다름 아닌 [1948년 8월 15일]로. 근대화의 올바른 방향이자 그 현실적 구현인 대한민국의 가치와 무엇보다 북한 《김씨 조선》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건국절은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건국절을 제정하려는 세력이 아니라 건국절을 부정하는 무리가 바로 [반(反) 대한민국 집단]이요 [역사의 반동]이라는 사실을 우파는 분명히 드러내고 투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