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日 정부 개입… 재무상 "필요한 대응 취할 것""엔화 약세, 美 연준의 세계 금융시장 지배력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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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40426 ⓒ뉴시스
강달러가 지속하면서 엔화 가치가 약 3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아시아 통화가치도 1년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 인덱스는 89.98로, 2022년 11월3일 89.09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아시아 달러 인덱스는 △원화 △중국 위안화 △싱가포르 달러화 △인도 루피화 △대만 달러화 △태국 밧화 등 9개 아시아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준다.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06.02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초 이후 처음으로 106선을 넘었다.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의 통화가치도 급락 추세다.불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멕시코 페소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9.0% 떨어지면서 신흥시장에서 가장 약한 흐름을 보였고 △콜롬비아 –6.3% △브라질 –6.3% △칠레 –5.3% 등이 바로 뒤를 이었다.△헝가리 –4.8% △폴란드 –3.0% △체코 –2.4% 등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도 약한 모습을 보였다. EU 의회 선거에서 극우가 부상하며 유럽 지역 정치적 불안이 커진 데 따른 현상이다.ING은행 전략가들은 이날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부와 동부유럽, 신흥시장 전체 상황이 전날 다시 악화했다"고 말했다.특히 엔화 가치는 전날 달러 대비 환율이 160엔을 다시 돌파하며 3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유로화 대비로는 역대 최저로 주저앉았다. 이날도 엔/달러 환율은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블룸버그통신은 일본과 미국간 금리차로 인해 엔화가 계속 압박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들어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2% 넘게 하락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165엔을 넘어 170엔까지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당장 관심사는 일본 정부의 개입 여부다.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전날 엔화 약세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적절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마사토 재무관은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 진행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필요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말했다.웰스파고은행의 거시 전략가 에릭 넬슨은 "엔/달러 환율이 165엔까지 오르면 일본 당국이 개입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씨티그룹은 일본 당국의 '실탄 규모'가 약 2000억~3000억달러(278조~417조원)에 달하며 이만큼 엔화를 사려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국채를 대거 처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 당국은 4월26일부터 5월29일까지 약 한 달간 9조7885억엔(약 84조8000억원) 규모의 시장 개입을 했다.일각에서는 28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나오기 전에는 당국이 엔화 방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PCE 물가지수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물가지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범주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는 연준의 세계 금융시장 지배력을 극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냇얼라이언스 증권의 국제 채권 대표 앤드루 브레너는 "모든 것이 연준과 관련돼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세계의 자금을 끌어들이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BNY멜론캐피털마켓츠의 시장 전략 대표 밥 새비지는 "결국 연준이 실제 통화 완화정책을 펼치기 전에는 엔화 가치를 유지하려는 일본 당국의 어떤 노력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