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다자 협의" 이유로 선박 정보 미제공이란 "정보 주면 통과 협의 가능" 반복 요청野 소극 대응 평가 … "정부 결정 하세월"이란 언론 "하루 15척, 허가받아 해협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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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가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과 면담 전 인사를 나누는 모습. ⓒ이종현 기자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에 대해 이란이 '제한적 통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선박 명단과 제원 정보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열흘 가까이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정보 제공을 미루자 야권에서는 지나치게 늦은 대응이 오히려 우리 선박의 안전과 국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6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복수의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까지도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 26척의 명단 등 정보를 이란 측에 제공하지 않았다. 외교부와 해양수산부는 관련 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다자 협의 기조와 보안 우려 등을 이유로 정보 제공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외교부는 선박 정보 제출을 늦추는 이유에 대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국회에 답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함께 성명도 내는 등 협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따로 명단을 제공하고 일대일 대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는 "해수부는 '일부러' 정보를 안 주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가 곧이어 "일부러라는 말은 말이 좀 잘못된 것 같다"고 정정했다.그러면서 "해수부는 국가적으로 보안이 필요한 선박일 수도 있고 이란을 100% 믿고 정보를 줄 수 있는지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 왔다"고 설명했다.두 부서가 검토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에 "선사들의 의견뿐 아니라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중시하면서 계속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언제쯤 (선박 정보가 제공될지) 말씀드리는 것은 현재로서는 조금 어렵다"고 밝혔다.앞서 이란 측은 반복적으로 선박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지난달 25일 국회 비공개 면담에서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 문제를 언급하며 명단과 제원 정보를 공식으로 요청했다.다음 날에도 라디오 출연과 긴급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한국 선박의 제원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부와 군 당국과의 조율을 통해 한국 선박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명단 공유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쿠제치 대사는 지난 1일에도 서울 여의도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 정부가 선박 정보를 세부적으로 알려준다면 이 문제를 팔로우업(추적)할 것"이라며 "조율이나 합의를 통해 제한적 통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우리 국민과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에 장기간 묶여 있는 동안 정부가 명단 제출에 대한 결론 내리지 못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여러 부처가 복합적으로 연계된 사안에 대해 '상부'에서 빠른 결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통항 협상과 피해 지원 모두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본과 프랑스 해운사 소속 선박이 잇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지만 이재명 정부의 대응은 하세월"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한국 국적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80여 명이 한 달 넘게 발이 묶인 상태인데도 자국 기업과 국민조차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의 생명선과도 같은 해상 물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부의 늑장 대응은 외교·안보 역량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처럼 협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피해 지원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0일 처리를 앞둔 26조2000억 원 규모 추경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박 지원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지원 예산에 대해 "따로 편성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이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진짜로 피해 입고 있는 데는 지원이 안 되고 농어촌기본소득에는 수백억 원이 지원된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 스물여섯 척에 대한 지원을 추경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 ▲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한 LPG선.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란은 5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하루 동안 선박 15척의 통과를 허가하는 등 '선별 통과' 사례가 늘고 있다. 이라크·튀르키예·인도 등 친이란 국가들의 선박이 통과하는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인 통과 기준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15척의 선박이 이란의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선박의 구체적인 국적이나 종류 등은 보도하지 않았다.앞서 프랑스 컨테이너선과 일본 소유 유조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등 이란은 일부 유럽, 아시아 국가에 해로를 열어주고 있다. 이들이 이란에 통행료를 납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또한 일본의 선박이 최근 또 한 척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해역을 통과한 일본 선박은 총 3척으로 늘었다.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는 6일 자사의 관련 회사가 보유한 액화석유가스(LPG)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페르시아만 밖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해협을 통과한 세 번째 일본 선박으로, 이들은 모두 상선미쓰이 계열사 선박이다.상선미쓰이에 따르면 이번에 통과한 선박은 인도 선적의 GREEN ASHA(그린 아샤)로, 인도의 관련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선원의 수나 국적은 밝히지 않았지만 일본인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이번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