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대북 확성기 방송에 효과적인 주제·단어 사용할 것"

정부가 4일 국무회의에서 '남북 9·19 군사합의' 전부효력정지를 의결함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이 가능해지면서 방송 재개 시점과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임무가 부여되면 즉각 가능하도록 준비와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접경지역 국민 불안에 대해서는 '즉·강·끝'(즉각·강력하게·끝까지) 응징이 안전을 확보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대북 확성기는 장비로서 관리하고 있고 정비·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에 즉각 운용에 제한은 없다"며 "고정식 확성기는 전원을 연결하고 고정하는 사전작업이 몇 시간에서 며칠 정도 소요된다. 이동형 확성기는 바로 작전을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은 16대가 있었지만,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따라 고정식 확성기는 철거돼 창고에 보관 중이고 이동식 확성기는 인근 부대에 주차돼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 내용에 북한 김정은의 치부인 '출생의 비밀'을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방송의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러한 가장 효과적인 주제와 단어들을 사용해서 방송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내부 사정과 대남 공작에 정통한 한 대북 전문가는 "대북 확성기와 전광판으로 K-팝과 K-드라마를 트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지만, 김정은의 치부를 먼저 송출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김 씨 일가의 가계도는 북한에서 불문에 부쳐져왔다. 김정은의 생모가 북한에서 불가촉천민 취급을 받는 재일교포 출신 고용희이기 때문이다. 이 전문가는 "북한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왜 우리가 그보다 못한 대우를 받느냐'고 들고 일어날 것"이라며 "정치범으로 몰릴까봐 알아도 얘기하지 못하는 이 비밀이 전단으로 뿌려지면 불특정 다수의 주민이 알게 된다. 북한이 대북전단이 살포될까봐 벌벌 떨면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것을 아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