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회고록서 "北의 비핵화 약속은 진심"김영호 "유화정책 결과로 2차 대전 발발"
  •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관계관리단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관계관리단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0일 "북한의 의도를 전적으로 믿는다면 우리에게 대단히 부정적인 안보상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관계관리단에서 개최한 윤석열 정부 출범 2주년 계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의 능력을 무시한 채 의도에만 초점을 맞추면 그것은 정세를 오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퇴임 2주년을 맞아 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김정은이 "핵은 철저하게 자기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핵을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가 핵 없이도 살 수 있다면 뭣 때문에 많은 제재를 받으면서 힘들게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겠는가", "자기에게도 딸이 있는데 딸 세대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며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나아가 문 전 대통령은 2019년 '노딜'(No deal)로 끝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의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이 "대화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한 것"이라며 미국 책임론을 부각했다.

    김 장관은 1938년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 간에 뮌헨협정이 체결됐지만, 히틀러가 다음 해 체코를 병합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역사를 언급하며 "체임벌린 영국 총리가 히틀러를 신뢰해 유화정책을 펼친 결과로 히틀러가 이듬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회고록을 보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은 건 북한 정권 의도와 북한 정권의 군사적 능력이란 것을 우리가 명확하게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핵문제 책임, 그 협상의 실패는 이 문제를 야기한 북한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북핵 문제를 동맹국인 미국의 책임으로 돌리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정부의 3D(억제, 단념, 대화) 정책 중 '억제'는 북한의 의도보다는 능력과 위협에 대해 분명한 억제력과 대비책을 갖추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해 말 이후 북한은 2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 지우기를 진행 중이고, 아직 북한이 공식 발표하진 않았으나 통일전선부 역시 노동당 중앙위 10국으로 이름을 바꾸고 심리전 중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