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 광주을 출마 문학진 전 의원에게 전화 불출마 종용 "이재명, '형님이 꼴찌'라고 말하며 20%p 넘게 차이 난다고 말해"문학진 경쟁자 안태준,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 출신…'정진상 절친'민주당 특별당규, 적합도 조사서 20%p 이상 차이 시 단수공천 가능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학진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 광주을 지역구 불출마를 종용한 가운데, 해당 지역구에는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절친'인 안태준 전 경기도시주택공사(GH) 부사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진명(眞이재명) 꽂아 넣기'에 직접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 전 의원은 13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지난달 27일 전화해 '형님이 꼴찌였습니다'라면서 안태준과 20%p 넘게 차이가 난다고 했다"며 "사실상 출마를 포기하라고 권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의원의 광주을 지역구 경쟁자인 안 전 부사장은 현재 이 대표 특별보좌역(특보)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안 전 부사장이 31%, 문 전 의원이 10%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사는 공천 심사를 위해 각 지역 권리당원(50%)과 일반 국민(50%)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뜻한다.

    민주당 특별당규는 적합도 조사에서 20%p가 넘게 차이가 날 경우 단수공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대표가 정확한 수치를 거론하며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문 전 의원은 "지난 2월 1일부터 2일까지 우리 쪽에서 의뢰해 여론조사를 했을 당시 4명의 후보 중 안 전 부사장이 꼴등이었고 내가 1등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안 전 부사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2019년 8월부터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을 맡았다. 이후 2021년 11월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이 사퇴하자 사장직무대행이 됐고, 2022년 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안 전 부사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전 실장과 '절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의원이 17, 18대 의원을 지내는 동안 그의 의원실 보좌관이던 안 전 부사장은 당시 성남시장을 노리며 지역에서 활동하던 '변호사 이재명' 측과 소통하고자 정 전 실장과 자주 만나며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을 넘어 '진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 과정에서는 GH가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다. 안 전 부사장이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8월, GH는 이 대표의 성남 분당구 자택 옆집을 직원 합숙소로 임차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둔 2022년 2월, 이 합숙소가 당시 이 후보의 선거 캠프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전 사장 등을 고발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지난해 1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문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자신에게 직접 전화해 불출마를 권유한 것은 결국 정 전 실장과 안 전 부사장의 인연이 작용했다고 봤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의 정무특보단장으로 활동했던 문 전 의원보다 '진짜 친명'인 안 전 부사장이 이번 경선에서 낙점됐다는 주장이다.

    문 전 의원은 "이 대표가 당 공식 라인이 아닌 비선을 가동해 공천 밑작업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그 팀을 '정진상팀' '경기도팀'이라고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 대표가 문 전 의원 등과 통화해 불출마를 종용한 것은 "선배, 중진급 후보자들에게 새로운 후배들에게 정치 입문의 길을 터 달라는 당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