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위한 희생 왜 못하는가… 지도부·친윤, 결단 내리라는 것""김기현·권성동·장제원 중 한두 명만 결단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어"김병민 "지도부가 혁신위 뒷받침해야"… 김기현,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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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면서까지 내년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등 험지 출마를 압박하고 나섰다.'정치적 권고'에 불과하다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혁신안을 의결하는 지도부는 이에 따른 답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인 위원장은 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 시그널'에 출연해 "어제 저녁에도 여러 명에게 결단을 내리라고 전화했다"며 "지도부,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 알지 않나. 결단을 내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인 위원장은 이어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희생해 서울에서 출마한 후 떨어져도 다른 할 일도 많고 다시 4년 후 출마할 수 있다"며 "당과 나라를 위한 것을 왜 못하는가. 이분들이 용기가 부족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2호 혁신안 발표 전 지도부·중진·친윤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하거나 수도권 험지로 가라고 깜짝 권고했다. 이 권고는 혁신안에서 제외되면서 단순한 권고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인 위원장은 재차 공개 압박에 나서며 관철 의지를 피력했다. 대표적 혁신 대상 인물로는 김 대표와 친윤 핵심인 장제원·권성동·이철규·윤한홍 의원, 3선 이상 현역의원(31명)이 꼽힌다.사회자가 김 대표,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떠오른다고 하자 인 위원장은 "그 중 한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 위원장은 "제가 누구를 거명하지 않은 이유는 그분들이 알아서 스스로 멋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 강서구청장보궐선거 패배 이후 스스로 띄운 혁신위원장의 '권고'에 현재까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앞서 공식적인 제안이 오면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인 위원장의 권고는 최고위의 의결 대상이 되지 않는다.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후 '인 위원장의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또다른 질문 있나"라고 에둘렀다. '인 위원장의 권고가 당에서 뜨거운 이야기'라는 지적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지도부 내에서 논의가 됐느냐'는 질문에도 김 대표는 "또다른 질문 있나"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친윤 핵심 의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인 위원장의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일하기도 바빠서 그런 것을 평가할 시간이 없다"며 "(불출마 등과 관련해) 나는 할 말이 없다"고만 말했다.국민의힘 지도부 일각에서는 혁신위의 활동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쇄신과 변화에 앞장서는 우리 당 혁신위원회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응원한다"며 "아직 갈 길이 먼 우리 당 변화와 혁신을 위해 인요한 위원장과 혁신위는 더 국민 속으로 들어가 가감 없이 민심을 전달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도부도 솔선해 혁신위 활동을 뒷받침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