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전면전 가능성 언급… 美 "확전은 안돼"이스라엘 "자국민 인질 귀환 없이는 휴전 거부"프랑스·스페인 등도 "군사작전 일시 중지해야"
  • ▲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에서 회담을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에서 회담을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스라엘이 휴전을 촉구하는 미국의 압박에 거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과 일시적 교전 중단에 대해 지속해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기내 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측의 휴전 거부 입장에 대해 "우리는 이것을 계속해서 이스라엘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피에르 대변인은 인도적 교전 중단이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고 인질을 구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사무총장은 이날 영상을 통한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전면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최고 수장인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전쟁) 사태의 진전 여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레바논의 전선에선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 헤즈볼라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나스랄라 사무총장의 발언과 관련, 미국은 여전히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헤즈볼라 지도자의 연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이 자리에서 헤즈볼라와 '말의 전쟁'(war of words)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헤즈볼라와 다른 정부, 비정부 단체는 현재의 분쟁을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2006년 전쟁보다 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인도적 교전 중단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후 성명을 통해 "우리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인 휴전'을 거부한다"며 미국과의 상반된 의견을 내보였다.

    결국 블링컨 장관은 이견만 확인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이스라엘을 떠났다. 미국의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 등을 위한 교전 일시 중단 계획이 이스라엘의 반발로 무산된 것이다. 이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에 '퇴짜'를 놓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최근 지상전을 개시하면서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주민들은 물과 식량, 의약품, 연료 부족에까지 시달리는 상황이다.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면서 구호품 반입을 위한 휴전 또는 군사작전의 일시 중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개전 이후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하던 미국 정부도 민간인 인명 피해를 고려해 전쟁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미국과 비슷한 의견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의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