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유행… 치료제 사재기부터 병원 밖 링거촌까지1~12세 아이들 취약… "아이들 위생에 대한 부모 관심 필요"
  • ▲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전거를 몰고 있는 시민 모습. ⓒAP/뉴시스
    ▲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자전거를 몰고 있는 시민 모습. ⓒAP/뉴시스
    최근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Mycoplasma pneumonia)'이 확산하면서 코로나19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2019년 11월, 중국 우한발 코로나 유행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수많은 사망자를 만들어낸 탓에 국내 의료계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이코플라스마는 사람의 호흡기를 공격해 감기와 비슷하게 발열·기침·목통증 등을 유발하는 세균이다. 다른 호흡기 감염병처럼 비말을 통해 전파되고, 일부 환자에게는 인후염·기관지염·폐렴 등을 일으킨다.

    특히 중국 광둥·푸젠성 등 남부지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발병률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지난 10월22일 중국 양청완바오 등에 따르면, 해당 질병은 어린이 환자가 많지만 가족이 한꺼번에 감염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치료제 사재기까지 발생하고 있다.

    중국 병원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환자들을 수용하지 못해 병원 로비와 대기 의자, 심지어 병원 밖까지 링거촌을 만들어 환자들을 치료하기도 했다. 이 폐렴은 3~5년 주기로 유행하는 질병으로 중국에서는 2018년에 크게 퍼진 전례가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했던 만큼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3일 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보다 빨리 추워지는 중국에서 발생한 감염병 유행 패턴을 우리나라가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며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현시점에서 국내에서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퍼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는 41주차(10월8~14일) 기준 9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세균성 급성 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 중 95%에 달하며, 전년 동기(27명)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질병청 관계자는 "마이코플라스마는 주로 1~12세 나이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며 "어린 나이대에서 발생하는 만큼 아이들의 위생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중에서 중국에서 유입된 정황은 없다"며 "추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의료계와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어린이집과 학교 등을 대상으로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안내하겠다"면서 "향후 국내 발생이 증가할 경우 보도자료를 배포해 대국민 안내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국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44) 공주도 지난해 12월 마이코플라스마에 걸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