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1월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 민주당은 임시국회 단독 강행② 1월28일 '위례·대장동 특혜의혹' 조사 … 1시간 지각 후 묵비권③ 2월10일 '위례·대장동 특혜의혹' 조사에도 지각… 침묵 일관④ 6월19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서 "불체포특권 포기" 깜짝선언⑤ 8월17일 '백현동 의혹' 출석해 "그깟 소환조사 백 번이라도 받겠다"⑥ 8월31일 단식 시작… '대북송금' 조사 일정 놓고 검찰과 줄다리기⑦ 9월9일 '대북송금 의혹' 출석… 무단 중단 후 조서에 날인도 안 해⑧ 9월12일 '대북송금 의혹' 오후 출석… "증거 제시하는지 보겠다"
  • ▲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9일 수원지검으로 출석해 8시간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경기 수원=정상윤 기자
    ▲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9일 수원지검으로 출석해 8시간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경기 수원=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여부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본 궤도에 접어들었다. 앞선 검찰 조사에서 "당당히 임하겠다"던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임에도 조사 일정을 마음대로 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검찰과 사법부를 농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출석했다.

    두 번의 출석 불응 후 이뤄진 지난 9일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가 조사 8시간 만에 조서에 날인도 없이 퇴장한 데 따른 추가 조사다.

    이날 오후 1시24분쯤 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오늘은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번 보겠다"며 "북한에 방문해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 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중대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 대표는 앞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회, 위례·대장동 특혜의혹으로 2회, 백현동 특혜의혹으로 1회,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1회 출석해 조사받은 바 있다.

    검찰 조사 때마다 '꼼수' 논란… 與 "떳떳하게 수사에 임하라"

    이 대표는 지난 1월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은 1월6일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고, 이후 공전을 계속하자 사실상 '이재명 방탄'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위례·대장동 특혜의혹을 수사 중이던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에게 1월28일 오전 9시30분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0시30분에 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조사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했다.

    특히 '변호사 한 명만 대동하겠다'고 선언한 이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1월27일 민주당 소속 의원 168명 전원에게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위례·대장동 특혜의혹과 관련해 2월10일 또다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묵비권 행사를 이어갔다. 이날도 검찰이 오전 9시30분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대표는 오전 11시에 검찰청에 출두했다.

    이를 두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꼼수 부리지 말고 떳떳하게 수사에 임하시기 바란다"며 "진실 앞에 입 다물고 증거 앞에 서면진술서 내미는 비겁한 행동 그만하라. 당당하게 조사받겠다던 호언장담이 허언장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 ▲ 단식 12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있다. ⓒ이종현 기자
    ▲ 단식 12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 누워있다. ⓒ이종현 기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했지만… 조사 일정으로 검찰 쥐락펴락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대표 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방탄국회'라는 비판과 이에 따른 당내 입지 축소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8월17일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소환조사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면서도 30쪽 분량의 진술서를 내고 조사 내내 침묵을 유지했다.

    이 대표와 검찰 간의 신경전은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 피의자 조사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8월30일 출석해 조사에 임할 것을 요청했다. 9월1일 정기국회 개회 이전에 조사를 마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8월31일 돌연 단식에 들어간 이 대표는 검찰과 조사 일정을 두고 신경전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단식 등을 이유로 "4일 출석해 오전 조사만 받겠다"고 검찰에 통보했다. 이에 검찰이 조사할 내용이 방대해 9월4일 전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응답하며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이 대표가 두 차례나 피의자 조사에 불응하자 검찰은 조사 없이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잡음 끝에 이뤄진 '대북송금' 조사… 단식 핑계로 조사 중단 후 '조서 날인'도 거부

    마침내 9월9일 오전 수원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앞선 조사와 달리 검찰 질문 상당수에 구두로 답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조사는 단 8시간 만에 끝났다. 단식 중이던 이 대표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조사 중단을 요구했고, 나머지 조사는 12일에 이어서 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수원지검은 성명을 통해 "이 대표 측은 출석 전,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 포함 및 종일조사를 사전에 약속했고, 수원지검은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필요최소한도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12일 출석'도 이 대표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검찰은 "피의자는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는 대답하지 않은 채 조서에 서명 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이 대표를 겨냥해 "이 대표는 당 대표 신분과 국회의원직을 이용해 국민 갈라치기 기술로 정쟁을 유발하고, 검찰 출석을 무력화하고, 사법부를 형해화시키는 정치폭주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그 어떤 국민도 이재명 대표 정도의 범죄 혐의 앞에서 이렇게 검찰과 사법부를 농락한 사람은 없었다"며 "본인 입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대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 야당 대표가 보여야 할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소환조사 날짜를 놓고 검찰과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수사는 지연됐으나, 검찰은 조만간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검찰이 이번주 중 영장 청구를 강행할 경우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추석 전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여야가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9월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보고되고,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