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뒤에 있어야 방어가 된다"… 신학림 이용해 언론재단 추진'수상한 자금' FIU가 포착하자, 대장동 일당과 하루 3~4시간씩 회의'대선 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 "여론전 준비" 김만배 진술 확보
  •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지난 대선 직전 이뤄진 이른바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언론이 뒤에 있어야 방어가 된다"며 여론전을 미리 준비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여론조작사건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3부장)은 대장동 민간업자 등을 조사하며 "2021년 4월경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 80억원대를 포착하자 김씨가 '이래서 내가 (언론)재단을 만들려 하는 거다. 언론이 뒤에 있어야 방어가 된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는 FIU가 수상한 자금 흐름을 경찰에 통보하기 약 한 달 전부터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이른바 대장동 일당들과 하루 3~4시간씩 대책회의를 했다고 한다.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이용해 언론 관련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말을 한 것도 이 무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2021년 3~4월경 신 전 위원장을 (언론 관련) 재단 이사장에 앉혀 연봉 1억원과 월 10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를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신 전 위원장이 이같은 대가관계를 토대로 허위 인터뷰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또 2021년 7월께 김씨가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 씨에게 "언론사를 인수하려 한다. 너도 방어해줄 테니 공통비를 내라. 형의 우산으로 들어오라며 (조씨에게서) 9억원을 받아 갔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특별수사팀은 지난 주말 동안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의혹 수사 당시 기록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전제에 해당하는 '가짜뉴스 공작 여부'를 밝히기 위해 인터뷰 내용 중 구체적인 허위사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있다.

    특히 김씨가 2021년 9월15일 이뤄진 인터뷰 이후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신 전 위원장에게 건넨 사실은 인터뷰 보도의 대가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다. 하지만 관련자들의 말이 달라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특히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각각 다른 주장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김씨는 오랜만에 만난 선배와 '위로 목적'으로 만난 사적 자리였다고 해명했지만, 신 전 위원장은 보도를 전제하지 않고 대장동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