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거짓말 방송, '윤-안 단일화' 폄훼""특정 정치세력 '선거운동 도구'로 악용돼"
  • ▲ 지난해 3월 8일 방영된 'MBC PD수첩 -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 편'.
    ▲ 지난해 3월 8일 방영된 'MBC PD수첩 -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 편'.
    MBC 'PD수첩'이 20대 대통령선거 전날 △팩트체킹없이 '김만배 허위 인터뷰'를 내보내고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소개하는가 하면 △윤 후보의 대선공약에 맹공을 퍼붓는 등, 도를 넘는 편파방송으로 사실상 특정 정치세력의 선거운동 도구가 됐다는 비판이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10일 <PD수첩은 대선 전날 김만배 거짓말 녹음을 틀었다>는 제하의 성명에서 "MBC 'PD수첩'은 20대 대선 바로 전날인 지난해 3월 8일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 편을 방영하면서 '대선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을 집중 점검했다'는 기획 의도를 오프닝으로 설명했다"고 거론했다.

    "그런데 방송 내용을 보면 과연 그런 의도로 만들었는지 대단히 의심스러웠다"고 추정한 MBC노조는 "PD수첩은 20대 대선 최대 이슈가 대장동 비리였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이를 다룬 4자 토론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대장동 특검을 하자며 공격하는 장면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애초부터 대장동 특검에 완강하게 반대하던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2021년 12월 '특검 찬성'으로 돌변했다"며 "이때는 대선 전 특검 수사가 불가능해진 시점이었는데, PD수첩은 그런 과정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PD수첩이 '대장동 자금의 뿌리가 논란'이라면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의 거짓말 녹음을 방송한 것도 문제로 삼았다.

    "당시 PD수첩은 '(윤석열 중수2과장이) 네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OOO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는 김만배 씨의 거짓말을 자막까지 붙여가며 방송했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녹음 시점부터 공개까지 사이에 김만배 씨의 말이 달라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녹음 내용의 진위에 대한 취재 흔적은 없었다"며 "PD수첩 제작진은 그런 건 알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MBC노조는 "그러면서 PD수첩은 김만배 씨 녹음 뒤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붙였다"며 "송영길 대표는 '왜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증명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고 주장했고,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일갈했는데 지금 들으면 기가 막힌 말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PD수첩이 원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어린아이도 눈치챌 수 있을 것 같다"고 힐난한 MBC노조는 "PD수첩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며 "정책과 공약을 점검한다더니 '후보 단일화 문제'를 길게 설명한 PD수첩은 이재명-김동연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30초간 긍정적인 설명만 하고,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4분 넘게 잘근잘근 씹어댔다"고 분석했다.

    MBC노조는 "또한 PD수첩은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을 비교한다면서, 주택공급 공약이 이재명 후보는 311만 채 윤석열 후보는 250만 채라고 그래프를 그려 비교했다"며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을 폭등시킨 부동산 정책 실패와 그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생각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MBC노조는 "검찰 개혁과 관련,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대해 약 1분간 방송한 PD수첩은 검수완박으로 검찰의 민주당 비리 수사를 막으려 한다는 우려는 외면했다"며 "반면 윤석열 후보의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대해서는 맹공을 퍼부었고, 참여연대와 민변이 개최한 기자회견 화면과 윤 후보를 비난하는 구호부터 방송했다"고 해당 방송의 편파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