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철수 시작… 프리고진 "유혈사태 피하고자 병력철수"러 크렘린궁 "프리고진 입건 취소… 가담한 병사들도 기소 안 해"
  • ▲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을 중단한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은 24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프리고진이 이날 영상 연설 중인 모습. ⓒAP/뉴시스
    ▲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을 중단한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은 24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프리고진이 이날 영상 연설 중인 모습. ⓒAP/뉴시스
    쿠데타를 주도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하다 러시아 정부와의 합의 끝에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을 취소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창립자는 24일(현지시간)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게 기지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고 음성 담화를 통해 밝혔다.

    프리고진은 "그들은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려고 했고, 우리는 23일 '정의의 행진'(march for justice)을 시작했다"며 "하루 만에 모스크바에서 거의 200㎞ 내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 전사들의 피 한방울도 흘리지 않았으나 이제는 피를 흘릴 수 있는 순간이 왔다"며 "어느 한 쪽 러시아인의 피를 흘리는 데 따르는 책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병력을 되돌려 기지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며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될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혈사태를 피하는 게 책임자 처벌보다 중요했다"면서 그간 복무를 인정해 바그너 그룹 병사들을 기소하지 않을 것이고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은 바그너 그룹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 대통령실도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 하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과 협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리고진은 '바그너 병력의 (모스크바행) 이동을 중단하고 상황 완화 조치를 하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쿠데타) 상황이 마무리 되면 바그너 소속 병력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합의가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그너 그룹은 전날 러시아군이 자신들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러시아 군 수뇌부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러시아 남부군관부 본부가 있 로스토프주의 주도(主都)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한 뒤 하루 만에 1000㎞를 북진해 모스크바로 입성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했지만, 프리고진은 투항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후 프리고진이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바그너 그룹의 철수를 합의하면서 쿠데타는 24시간 만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