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발생 시각, CCTV에는 정유정만 찍혀… 거짓말 들통정유정, 심신미약 주장하기도… "변호사 오기 전까지 진술 안해"
  • ▲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과외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첫 경찰 조사에서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며 경찰을 속이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7일 경찰에 붙잡힌 뒤 첫 조사에서 "피해자 집에 도착했을 때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고, 나에게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당 진술은 거짓말로 확인됐다.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 범행 당시 정유정 외에는 피해자의 집을 드나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될 당시에도 ‘'진범은 따로 있다'라거나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랬다'는 등 횡설수설하며 믿을 수 없는 말을 계속했다"면서 "범행을 부인하다 증거가 나오고 가족이 설득하자 끝내 자백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이었던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피해자 A씨의 집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정유정은 범행 3개월여 전부터 휴대폰으로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 수사 전문 방송 프로그램'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관련 내용을 찾아봤다.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 등을 빌려 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사흘 전, 과외 중개 앱에서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행세를 하며 A씨에게 과외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앱을 통해 대상을 물색하다 혼자 사는 A씨를 범행 상대로 낙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정유정은 형량을 줄일 목적으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하며 "변호사가 오기 전까지는 진술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