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군·경 명예회복위원회 등 단체, 국립서울현충원서 추모식 개최추모 측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다시 변경해야""5.18 희생 군·경, 명예회복 사명 다해야"
  • ▲ 18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 28묘역 앞에서 5.18군경명예위원회와 전국구군동지연합회 관계자들이 5.18 희생 군·경 추모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상욱 인턴기자
    ▲ 18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 28묘역 앞에서 5.18군경명예위원회와 전국구군동지연합회 관계자들이 5.18 희생 군·경 추모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김상욱 인턴기자
    5.18 당시 희생된 군·경들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추모식이 열렸다. 2020년 12월 문재인 정권은 광주에서 전사한 군·경들의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격하했다.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 또는 적의 행위로 사망하거나 무장폭동, 반란 또는 그 밖의 치안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로 사망한 자를 지칭한다. 순직자는 전투와 무관한 직무 수행 과정에서 사망한 자를 일컫는다. 

    18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계 유족·동료를 포함한 100여명이 참석했다.

    어득용 5.18군·경명예회복위원회 회장은 자리에 참석한 내빈을 한 명씩 소개했다. 추모식인 만큼 소개 시 박수가 자제된 엄숙한 분위기에서 소개가 이뤄졌다.

    단체와 희생자의 유족 및 동료들은 단상에서 희생 군·경들의 명예회복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두호 구국동지 회장은 "2020년 12월 국방부는 5.18 당시 사망했던 계엄군들을 전사자가 아닌 순직자로 변경했다"며 "우리는 유명을 달리한 전사자를 비롯해 5.18 당시 계엄군과 경찰의 명예를 회복시키는데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5.18 관련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사실에 입각해 객관적이고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진상규명을 도출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故) 김지호 상병의 친형 김지현씨는 "동생은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형인 나를 엄마처럼 생각하고 잘 따르던 착한 아이였다"며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신병 기간이 힘들어도 잘 버티면 익숙해질 거라 나눈 대화가 마지막 대화였다"며 "좀 더 따뜻하게 동생을 위로하지 못했던 것이 한이 된다"고 눈물을 훔쳤다.

    동생의 명예와 관련해 김씨는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전사자에서 순직자로 강등한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형으로서 동생의 마지막 명예를 찾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故) 정관철 상병의 동기 문병소씨는 "43년 전 새벽 광주에 내렸던 기억이 난다. 도착해서 부대에 따라 국가 임무를 수행했다"며 "당시 군인들의 희생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켰고 그들이 영웅들"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진실과 왜곡에 둘러 쌓여 있는데, 군인들은 현대사회에서 역사의 역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장낙선 육사총구국동지회 회장이 입을 열었다. 장 회장은 5.18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저녁 8시경 총성이 울렸다"며 "그 총소리는 바로 광주 교도소를 습격하기 위해 사람들이 총을 쏘는 소리였다"고 했다.

    그는 "여러 사람의 당시 증언을 청취한 결과, 우리 제3공재단이 광주교도소를 지키지 못했다면 전남 일대가 전쟁터로 변해 북한군이 밀고 내려왔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다수의 경찰, 군인들이 광주를 지켰기 때문에 오늘의 자유민주주의도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실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의 조준 사격, 소위 시민군들이라는 수상한 자들에 의해 탈취된 장갑차와 버스에 깔려 사망했다"며 "애국심으로 요동치던 심장에 붉은 피가 쏟아져 땅을 적시고 살이 타던 냄새가 선명하다"고 회고했다.

    다음으로 김정식 3사구국동지회 회장이 초혼(招魂) 의식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5.18 당시 희생된 27명 군·경의 이름을 모두 부르고 그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각 종교계 인사들은 불교와 기독교의 예법에 따라 5.18 계엄군 및 경찰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2월 국방부는 제24차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열고, 그 결과에 따라 5.18 당시 사망한 군·경을 전사자에서 순직자로 사망 구분을 낮췄다. 이로 인해 국립서울현충원에 묻힌 5.18 사망 군·경들의 묘비 문구도 전사자에서 순직자로 변경됐다.

    또한 국방부는 희생된 군·경의 신분을 변경하면서 이들의 사망 경위에 적시된 '폭도'라는 용어를 삭제한 바 있다.
  • ▲ 18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 28묘역 앞에서 5.18군경명예위원회와 전국구군동지연합회 관계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김상욱 인턴기자
    ▲ 18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 28묘역 앞에서 5.18군경명예위원회와 전국구군동지연합회 관계자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김상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