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서 9400만원 살포 의혹의혹 관련 민주당 의원·당직자 최대 70여 명… 수사 칼끝 송영길 닿나
  •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불법 자금 조성과 전달에 모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을 16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전달책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화평 전 대전시 동구 의원도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날 정당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회장과 강 전 구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2일 사건 피의자 9명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 나흘 만이다. 강 전 구의원은 강 회장의 측근이다. 

    이들은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 관계자들에게 돈을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총금액을 9400만원가량으로 보고 있다.

    압수수색영장에 따르면, 강 회장은 2021년 3월 초부터 '지역본부 담당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전국 대의원과 권리당원을 포섭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자'고 캠프 관계자들에게 지시·권유했다. 이후 지역본부장 17명에게 두 차례에 걸쳐 1400만원이 교부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돈의 출처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어 강 회장은 2021년 4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지역 상황실장들의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현금을 제공하자'고 권유하고, 지인으로부터 2000만원을 마련해 지역 상황실장 40명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윤관석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기존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뿌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6000만원을 마련해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윤 의원은 이를 민주당 소속 의원 10~20명에게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씩 교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강 회장이 총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마련하고, 금품 전달을 지시·권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전 구의원은 강 회장과 이 전 부총장 사이를 잇는 돈 전달책 역할을 맡은 혐의를 받는다. 2021년 4월 강 회장이 마련한 돈 중 1000만원을 강 전 구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총장은 같은 방식으로 50만원이 든 봉투 20개를 만들어 지역 상황실장 20명에게 돌렸다고 한다.

    강 회장과 강 전 구의원이 돈 전달 과정에 대부분 관여한 점을 감안했을 때, 조만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당 관계자들의 줄소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의 칼끝이 송 전 대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 드린다"며 "당은 정확한 사실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이심송심'(李心宋心)'으로 송 전 대표와 밀월관계가 아니냐는 당 안팎의 비판을 끊어내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