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4차 공판… 유동규, 증인으로 출석"김문기는 대장동사업 실무책임자… 직접 보고했는데 이재명이 모를 리 없다""김문기, 바쁘실 텐데 이재명 대표가 명절 문자메시지 답장 보내 주셨다고 자랑"
  •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네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네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직접 칭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김 전 처장은 명절에 이 대표로부터 개인적인 안부문자를 받고 주위에 자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4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검찰이 '2018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재판 당시 김 전 처장과 수없이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통화가 아니라 추석인가 명절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변이 왔다더라. '김 처장'이라는 내용으로 왔다고 자랑한 것이 기억난다"고 답했다.

    '김 처장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단체 문자가 아닌 개별적으로 지칭해서 문자가 왔다"며 "(문자 답변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와서 기분이 좋았다. (이 대표가) 바쁘실 텐데 보내 주셨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제1공단 공원화 사업비 확보 방안, 부제소 특약 추가 방안 등을 보고한 사실을 아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도 "(김 전 처장이) 그 부분을 잘해서 이재명 시장에게 칭찬받고 좋아했다"고 답했다.

    부제소 특약은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당사자 간 합의를 뜻한다. 

    당초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수정구 1공단 공원화사업과 결합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016년 분리돼 대장지구가 먼저 개발됐다. 덕분에 민간업자들이 2000억원에 달하는 1공단 수용보상금을 차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공개한 검찰 진술서에 따르면, 성남시는 이 과정에서 1공단 공원화를 대장동사업의 인가 조건에 명시하고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관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로부터 사업 확약서와 부제소 특약을 받아냈다.

    이를 두고 유 전 본부장은 "나도 당시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했고, 김문기의 아이디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며 대장동사업을 진행할 때 김 처장이 사업 핵심 실무자인 사실을 알고 있었나"라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김 전 처장은) 대장동사업 실무책임자로 직접 보고도 하러 들어갔는데, 책임자라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나와도 같이 간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직접 이 대표에게 보고하러 가게 된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당시 사업에 관심이 많아 날카롭게 질문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언제 한 번 누가 질문에 대답 못하니 잘 아는 사람을 데려오라고 역정을 낸 적이 있어 실무자 위주로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김 전 처장은 개인적으로 시장 재직 때 좀 아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답한 바 있다. 김 전 처장은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 전날인 12월21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처장은 유 전 본부장과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유 전 본부장도 앞선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고는 했다"는 등의 진술을 한 바 있다.